중국이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자 밀어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단 한번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적이 없는 선수가 판정의 연이은 도움을 받아 시상대 맨 윗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중국의 런즈웨이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중국의 리원룽은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중국은 우다징을 포함해 결승전에 3명의 선수를 진출시켰고 이중 2명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 경기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는 헝가리의 샤오린 산도르 리우였다. 하지만 심판은 이 선수에게 실격을 선언해 2, 3위로 들어온 중국 선수들이 금, 은메달을 가져갔다. 금메달을 뺏긴 리우 선수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중계 화면에서 중국 선수가 추월하는 리우 선수에게 손을 쓰는 장면도 포착됐지만 심판은 헝가리 선수에게만 실격 판정을 내렸다.
쇼트트랙 남자 1000m는 마치 각본이 짜여져 있는 듯했다. 준결승에서도 판정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준결승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희생양이 됐다.
이 종목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세계기록 보유자인 황대헌은 1위로 경기를 마쳤지만, 레인 변경이 늦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받았다. 중국 선수와 신체 접촉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중계하던 박승희 해설위원은 "믿을 수 없는 판정"이라며 "아무런 방해가 없는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리원룽은 홀로 중심을 잃었고, 오히려 황대헌이 제치는 과정에서 리원룽이 손을 썼다"고 전했다.
1위로 들어온 황대헌이 실격 처리되면서 3위로 들어온 리원룽이 결승 진출의 행운을 얻었다.
또 곧이어 진행된 준결승 2조에서는 2위로 골인한 이준서가 실격 판정을 받았다. 이준서가 레인 변경 반칙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준서의 실격으로 3위 우다징이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결국 준결승에서 중국 선수는 단 한명도 1위로 들어오지 못했지만 한국 선수 2명이 실격되면서 3명이나 결승에 올라갈 수 있었다. 또 결승에서도 1위를 헝가리 선수에게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수가 실격되면서 금, 은메달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중국의 홈 텃세가 심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5일 열린 2000m 혼성계주에서도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준결승에서 선수 간 터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실격처리를 받지 않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대표팀 맏형 곽윤기는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였다면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하기도 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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