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가족 제사에도 공무원 동원 의혹…"과일 등 심부름"

배 씨, A 씨에 "제사용품 받아서 사진" 메시지
與 측 "업무추진비로 산 과일과 제사음식 무관"

'과잉 의전' 논란이 불거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 측이 경기도청 소속 공무원에게 과일 등 '제사 음식'을 구매하게 하는 심부름도 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A 씨 "평소 가족 행사에도 심부름…과일 가게에 전용 장부까지"

오늘(7일) JTBC는 전직 경기도청 직원 A 씨로부터 받은 텔레그램과 증언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3월 도청 총무과 소속 배 모 씨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과일가게에서 제사용품을 받아서 사진 찍겠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전과 배, 사과, 황태포 등을 찍은 사진을 전송했습니다.

배 씨는 "제네시스에 태워주고 퇴근하세요"라고 답했고, A 씨는 "수내 말씀하시는 거죠?"라고 물었습니다. 배 씨는 "네네. 차키 가지고 가야 해요"라고 거듭 지시했습니다.


지시에 따라 자택으로 이동한 A 씨는 "조수석 뒷자리에 넣었다"라고 보고했으며 이 과정에서 배 씨는 "수내 도착하시면 전 냄새 맡아봐 주세요. 혹시 쉬진 않았겠지요?"라고 재차 물었습니다.

A 씨는 해당 대화가 이 후보 측이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 가족 행사가 있는 날에도 심부름을 시킨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A 씨가 제사 음식을 받은 날은 이 후보 어머니의 음력 기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 씨는 또 "과일 집에 가면 전용 장부가 있었고, 경기도에서 왔다고 하면 그냥 가져가도록 했다"라고도 지적했습니다.

경기도 "목적대로 산 것"…민주당 선대위 "제사 음식은 사비로 샀다"

JTBC에 따르면 A 씨 측이 과일을 산 날 경기도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는 A 씨가 언급한 과일 가게에서 '내방객 접대 물품' 명목으로 43만 원을 처리한 걸로 돼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지출 결의서와 전표를 통해 해당 점포에서 구매했다"며 "목적대로 사용한 건 확인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구매 물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샀는지 알 수 없다"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도 "비서실에서 업무추진비로 구매한 과일과 제사 음식은 무관하다"면서도 "제사 음식은 후보의 사비로 샀고 현금으로 구매해 영수증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226개 기초지자체 공약을 소개하는 '우리동네공약' 언박싱데이 종료 후 부인 김혜경 씨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한편, 적극적으로 이 후보의 선거 운동을 도왔던 김 씨는 최근 공무원 사적 유용, 법인카드 사적 이용 등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일주일 넘게 칩거 중입니다.

이 후보는 김 씨 논란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다 제 불찰이다. 면목이 없다", "결과에 따라 책임을 충분히 지겠다"면서 직접 사과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