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르쉐보다 비싼 위스키도 '완판'…프리미엄 주류 시장 판 커진다
입력 2022-02-07 18:52  | 수정 2022-02-07 18:54
`고든앤맥페일 글렌리벳 제너레이션스 80년(G&M Glenlivet 80 YO)`. 병당 2억5000만원에 이르는 스카치위스키다.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코로나19 확산 후 '홈술'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프리미엄 주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턱대고 취하기보다 좀 더 즐길 수 있는 고급 와인이나 위스키 등이 인기를 끌면서 최고 수억원에 달하는 제품도 팔려나가고 있다.
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 세트 중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은 건 주류 품목이었다. 신세계백화점은 설 명절 행사 기간이었던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해 1월 23일까지 매출을 집계한 결과, 주류 품목의 신장률이 65.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고가 상품일수록 매출 신장 폭이 컸다. 10만원 이하 상품의 경우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 증가했지만, 10만원 이상 상품은 매출액이 1년 전보다 무려 183% 늘어났다.
올해 설 선물 세트 중 최고가 상품이었던 '올리비에 번스타인 2018 그랑 크뤼'도 준비된 수량이 모두 완판됐다. 이 와인의 가격은 6병당 2400만원이다. 낱개로 판매되는 상품 중 최고가인 스크리밍 이글(600만원)과 할란 에스테이트(360만원) 등 프리미엄 와인도 모두 품절됐다.

또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해 설 9100만원짜리 프랑스산 와인 '로마네 꽁띠'가 주인을 찾은 데 이어 최근 한 병당 억대 가격인 위스키도 완판됐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선보인 2억5000만원짜리 위스키 세트 2개가 잠실점 매장 내 '위스키 바'에 전시됨과 동시에 판매가 완료됐다고 7일 밝혔다. 슈퍼카 만큼이나 비싼 이 술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 '고든앤맥페일 글렌리벳 제너레이션스 80년'이다.
프리미엄 주류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백만원대는 물론, 최고 수억원에 달하는 주류도 팔려나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상품은 위스키 제조사 '고든앤맥페일'과 유명 건축가 데이비드 아드자예 경이 합작해 만들었다. 지난 1940년 스코틀랜드 북부 외곽 글렌리벳 증류소에서 탄생한 것으로, 전 세계에 250병 만이 존재한다.
주류업계 관계자들은 고가 와인이나 위스키 등이 잘 팔리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명품을 사는 심리와 비슷하다고 입을 모았다. 가까운 사람을 위한 선물은 물론이고 재력을 과시하는 용도나, 자기 자신을 위해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한 와인 수입업체 관계자는 "대개 1000만원 정도가 기준이다. 1000만원 보다 비싼 술은 '보는 맛'을 위해서 소장하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 이하는 일반적으로 마시기 위함, 즉 소비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백화점가 기준으로 2000만원 남짓인 코냑 '루이13세'의 경우 크리스탈로 만들어진 그 병값만 수십만원"이라며 "슈퍼카를 모으는 사람이 있듯 위스키나 와인 등 고가 주류를 모으는 사람도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른 주류 수입업체 관계자는 "초고가 와인의 경우 소비자가 직접 보관하는 대신 대형 매장이나 전문 셀러에 보관을 맡기기도 한다. 전시되는 상품 대부분이 그렇다"라며 "빛이나 온도, 습도 등 장기 보관 조건을 소비자가 직접 맞추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가더라도 아주 초고가 주류가 아니라면 결혼식 등 행사가 있을 때 마시기도 한다"며 "모 기업 중역은 자신의 딸이 결혼할 때 한 병당 800만원에 달하는 와인을 마신 걸로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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