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글로벌 조기 긴축 행보와 투자심리 위축에 약보합을 나타냈다. 특히 개장 초부터 몰아쳤던 기관의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이 방어에 나서면서 가까스로 낙폭 확대를 막았다.
7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5.20포인트(0.19%) 내린 2745.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0.44포인트(0.02%) 오른 2750.70에서 출발했지만, 곧바로 뒷걸음질 쳤다. 장중 한때 2718.94까지 밀렸다.
매매 주체별로는 개인이 810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2억원과 8343억원을 순매도했다. 프로그램매매는 134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42포인트(0.06%) 하락한 3만5089.74를 찍었다. 하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52%와 1.58% 상승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적 통화정책을 지지했다. 1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46만7000명 늘면서 시장예상치(15만명 증가)를 훌쩍 웃돌았다. 실업률은 4.0%로 전월(3.9%)을 소폭 넘어섰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기존 61.9%에서 62.2%로 개선됐다. 이에 미국 국채 10년물이 1.9121%를 터치하기도 했으나, 증권시장이 오랫동안 연준의 긴축 우려에 대응해 온 만큼 충격은 크지 않은 모습이었다. 여기에 아마존이 호실적에 힘입어 13.54% 급등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아마존 급등에 강세를 보였으나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대부분 종목군이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며 "특히 1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예상을 크게 웃돌며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고 분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1.35%), SK하이닉스(-1.20%), 네이버(-0.15%), 삼성바이오로직스(-0.78%), LG화학(-5.75%), 현대차(-1.84%), 삼성SDI(-3.24%), 기아(-3.10%) 등 적게는 0.1%대에서 많게는 5.7%대까지 주저앉았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8.73%)과 카카오(1.03%)는 상승했다. 이날 467개 종목이 상승했고, 385개 종목이 하락했다. 79개 종목은 보합에 그쳤다. 상한가와 하한가는 없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각종 글로벌 지수 편입이 예고되면서 패시브 및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돼 8%가 넘는 상승률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4일 장 마감을 기점으로 MSCI글로벌스탠다드지수에, 다음 달 11일에는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을 담으려는 전체 패시브 자금을 2조원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카오는 장중 8만5000원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보였지만 막판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올라갔다. 한동안 고전을 면하지 못했던 크래프톤도 눈에 띈다. 크래프톤은 5.72% 오른 30만5000원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24일 이후 7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30만원대를 회복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의료정밀(2.65%), 전기·가스업(1.77%), 음·식료품(1.64%), 섬유·의복(0.58%), 보험(0.44%) 등이 상승했다. 화학(-1.72%), 건설업(-1.36%), 운송장비(-1.22%), 기계(-1.06), 비금속광물(-0.84%) 등은 하락했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3.47포인트(0.38%) 내린 899.40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3.09포인트(0.34%) 높은 905.96으로 출발했지만 하락세로 돌아섰다. 개인이 4397억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43억원과 157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날 아셈스가 코스닥시장에 데뷔했다. 아셈스는 친환경 접착 소재 개발·생산업체다. 자동차 내외장재 접착 및 각종 산업용품 조립에 활용되는 핫멜트 필름형 접착제가 주력 상품이다. 지난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1618대 1,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24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아셈스는 시초가를 공모가(8000원)의 두 배인 1만6000원으로 형성하고 오름세를 보이면서 따상 가능성을 키웠지만, 오후 들어 차익 매물이 쏟아져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시초가 대비 2500원(15.63%) 떨어진 주당 1만3500원에 첫날의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와 비교하면 68.75% 높은 수준이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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