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50만원대에 안착하면서 일부 증권사의 목표주가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첫날부터 이틀 연속 하락해 한때 손실 우려를 키우기도 했지만, 빠르게 반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지수 편입을 앞두고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전 10시 39분 기준 전장 대비 1만9000원(3.77%) 오른 주당 5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53만9000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시초가(59만7000원)는 밑돌고 있지만, 공모가(30만원)와 비교하면 높다. 시가총액은 122조원이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치도 뛰어넘게 됐다. 유안타증권의 39만원, SK증권·NH투자증권의 43만원, 삼성증권의 44만원, 유진투자증권의 52만원을 줄줄이 웃돈다. 현재 현대차증권이 최고가인 64만원을 제시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 상승을 이끄는 주역은 단연 기관이다. 기관은 지난 4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총 3조5079억원어치 사들였다. 그 다음 순위인 신한금융지주(790억원), LG이노텍(379억원), 대한항공(353억원) 등과 비교하면 순매수 규모 차이가 크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는 각각 1조6876억원과 1조7457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은 이날도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온라인 주식커뮤니티에서는 "30만원대까지 흐를까 봐 던졌는데", "신경 쓰기 싫어서 팔았는데 어차피 2주밖에 없었던 거 묵혀 둘걸", "이미 처분한 주식이지만 주가를 계속 확인하면서 계산하게 된다", "시초가에 빠져나와서 승리자라고 생각했는데 금방 따라잡으면 배 아플 듯하네" 등 아쉬움이 표출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을 담으려는 패시브펀드 자금이 약 2조원, 2차전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집 규모가 약 4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포트폴리오 내 LG에너지솔루션 비중 확대 가능성이 큰 만큼 기관의 매수세가 금방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와 배터리 합작공장을 신설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독일 리튬 생산업체인 벌칸에너지로부터 전기차 110만대분에 이르는 수산화리튬을 받기로 한 점과 테슬라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인 점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올해 상반기 중 네 번째 배터리 합작공장 위치를 발표할 예정"이라며 "LG와 협력을 지속하면서 신 공장 계획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지는 상황"이라며 "내년 미국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과 4680(지름 46mm·길이 80mm) 배터리 양산이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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