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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 4일째…쇼트트랙 반중 분위기 고조
입력 2022-02-07 11:39  | 수정 2022-02-07 12:20
5일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녀 혼성계주 결승에서 1위를 차지한 중국팀의 김선태 감독(왼쪽 첫 번째)과 안현수(빅토르 안) 기술코치가 기뻐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당시 미국 안톤 오노 사건 재조명
해당 사건으로 반미 정서 시작, 그해 6월 미군 사건으로 폭발하기도
개회식 한복 등장부터 반중 시작…한국 쇼트트랙 대표팀도 가감 없이 표현

지난 5일 중국 대표팀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여 혼성계주 결승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쇼트트랙 경기가 끝난 후 심상치 않은 반중 분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입니다.

2002년 2월 열린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경기는 반미 정서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당시 대표팀 선수로 출전한 김동성이 미국 대표팀 안톤 오노의 '할리우드 액션'으로 금메달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반미 감정은 같은해 6월 발생한 미군 여중생 압사 사고로 폭발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오기도 했습니다.

개회식에 한복 등장시키더니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까지

그런데 이번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을 연상케 하는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 공연자가 한복을 입고 등장해 논란이 됐다. / 사진 = 연합뉴스

반중의 시작은 개회식이었습니다. 중국은 개회식 당시 소수민족들을 등장시켰는데, 그 가운데 한 출연자가 한복 차림으로 등장했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꾸준히 한복이 자신들의 전통 복색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한복 논란은 스포츠계를 넘어 정치권까지 번졌고, 여야는 중국을 향한 날 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계올림픽의 효자종목 쇼트트랙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은 5일 쇼트트랙 첫 메달 레이스인 2,000m 혼성계주에서 석연치 않은 심판 판정으로 결승에 진출해 금메달까지 획득했습니다.

한국은 예선에서 탈락하며 심판 판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대표팀 구성원들은 중국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맏형인 곽윤기(고양시청)는 6일 공식 훈련을 마치고 전날 혼성계주에서 발생한 심판 판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 곽윤기. / 사진 = 연합뉴스

그는 "중국은 준결승에서 선수 간 터치를 하지 않았는데도 실격 판정을 받지 않았다"며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가 그런 상황이었다면 결승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곽윤기는 개회식 전에도 중국의 홈 어드벤티지를 우려했다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 네티즌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해당 내용을 모두 공개했습니다.

대회 전부터 '불편'…한국 지도자 빼간 중국

한국 대표팀과 중국 대표팀의 감정은 대회 전부터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중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을 이끈 김선태 감독과 한국 출신 레전드 안현수(빅토르 안) 기술코치 등 한국 지도자를 영입했습니다.

또 중국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정지를 받은 한국 쇼트트랙 에이스 출신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을 귀화시켰습니다. 임효준은 올림픽 출전권을 얻지는 못했지만,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을 응원하는 게시글을 연일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판정 논란 속에서 첫 금메달을 차지했고, 한국 선수단은 적개심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 쇼트트랙팀은 남은 8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합니다.

올림픽 쇼트트랙에서 두 팀의 경쟁구도가 피할 수 없는 만큼, 경쟁 과정에서 판정 논란이 발생해 반중 정서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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