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훈련병 흡연' 허용한 육군훈련소…"환기 안되고 조교들이 훈련병 담배 심부름"
입력 2022-02-07 08:56 
과거 훈련 중 담배를 피우는 장병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군 최대 신병 교육 기관인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가 27년 만에 훈련병 흡연을 허용하면서 비흡연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육군훈련소는 지난달 28일부터 훈련소 내 교육대 소속 훈련병을 대상으로 흡연을 허용하는 방안을 시범 적용 중이다.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병 흡연이 허용된 것은 지난 1995년 2월 '전면 금연' 조치 이후 27년 만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육군훈련소에서 코로나19 과잉방역 논란이 불거진 후 병영문화 개선을 위해 육군이 추진한 후속 조처의 일환이다.

문제는 흡연자를 위한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범 적용이 시작돼 비흡연자 훈련병들이 간접흡연 피해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을 육군훈련소에 복무 중인 병사라고 밝힌 A씨는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글을 올려 "과거에 머물러 있는 훈련소를 새롭게 바꾼다는 생각 자체는 동의하지만 제대로 된 대책 없이 시행된 현재 실태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A씨는 "현재 저희 연대에서는 훈련병 흡연만 시범 적용 중인데 연병장에 흡연장을 만들어 매 끼니 식사 후 흡연을 허용하는 상황이다.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개방된 곳에서 흡연이 진행되고 있어, 길 다니며 간접흡연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병장과 가까이 있는 생활관은 환기도 못할 뿐더러 창문을 닫아도 냄새가 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PX 이동 간, 뜀걸음 간, 생활관 휴식 간 담배 냄새를 맡아야 하는 부분에 대책 없이 (흡연이) 시행된 것 같다"며 "조교들이 훈련병들 담배 심부름을 하고 라이터 불출을 하며 추가적인 업무도 생겼다. 비흡연자인 병사, 훈련병의 불만은 뒤로한 채 흡연권을 존중하는 훈련소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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