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베이징 올림픽에 한복 입은 여성이?…이재명 "문화공정 반대"
입력 2022-02-05 09:36  | 수정 2022-05-06 10:05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등장한 한복 / 사진 = 연합뉴스
한복 입은 소녀, 중국 소수민족으로 표현돼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서 비판 목소리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소수민족으로 표현돼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4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흰색 저고리에 분홍색 치마를 입고 댕기머리를 한 소수민족 소녀가 등장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소시민들의 국기 전달'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프로그램에서 중국 56개 민족 대표 가운데 한 명이 한복을 입고 등장한 겁니다.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한 공연자가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중국은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한푸(汉服)'라고 부르며 한족의 전통 의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인들의 축제인 올림픽 개막식 때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표현된 것을 두고, 문화 동북공정 시도의 일환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앞서 중국은 지난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홍보 영상에 한복과 상모돌리기를 넣어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중국 길림에 사는 조선족을 소개하면서 상모를 돌리고 장구를 치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나왔습니다. 한국의 전통 문화를 여러 차례 자국의 것인 것처럼 소개한 겁니다.

개막식을 지켜본 국민들 뿐만 아니라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에서도 강한 비판이 나왔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4일 밤 11시 50분쯤 페이스북에 "문화를 탐하지 말라 문화공정 반대"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직접적으로 '중국'이라는 언급은 없었지만 올림픽 개막식 때 한복 입은 여성이 등장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중국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우리 한복을 중국 소수민족의 복장으로 소개하며 등장시켰다"며 "중국의 막무가내식 문화공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복이 ‘중국의 한푸에서 기원했다거나, 김치의 원조가 ‘중국의 파오차이라는 등의 문화공정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며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것 못지 않게 우리 문화를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할 말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 또한 "한복, 장구에 상모돌리기까지? 풍물놀이는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 전통"이라며 "비록 지방 축하행사라 하더라도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행태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문화 침탈에 국가적으로 비상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준비 영상에 우리 문화를 훔쳐 소개했다고 지난해 국감에 미리 경고했고 분명 장관이 유의하겠다 했다"며 "국회의장, 문체부 장관이 (개막식을) 직관하지 않았나. 최소한의 국민의 자존심, 배알을 빼놓을 정도로 신나게 넋놓는 개막식이였냐"고 올림픽 개막식 자리에 있었던 황희 문화체육부 장관을 겨냥했습니다.

이날 황희 장관은 붉은색 한복 외투인 두루마기를 입고 관중석에 앉아 개회식을 지켜봤습니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있다. / 사진 = 문체부 제공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