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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폭락 쇼크'에 FNGU도 16% 급락…시장은 '아마존 발 훈풍' 기대
입력 2022-02-04 16:40 

'메타(옛 페이스북) 어닝 쇼크'에 휩싸여 낙폭을 키운 미국 뉴욕증시가 이번에는 '아마존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메타 목표주가 하향 조정에 나섰지만 매도세가 너무 컸기 때문에 반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올해 뉴욕증시에서 이른 바 가치주 성과가 좋지만 거시 경제 전반 흐름에 비춰봤을 때 내년 이후를 내다본다면 기술주 등 성장 부문 기업 주식을 매수해둬야 한다는 조언을 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메타 주가가 하루만에 26.39% 폭락한 결과 회사 시가 총액이 2510억 달러(약 301조 원) 쪼그라들었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자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을 내다 판 결과다. 다만 저점 매수세가 일부 유입 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는 1.55% 올라섰다.
분위기를 이어 'BMO 마이크로섹터스 FANG+ 인덱스 3X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종목코드 FNGU) 시세도 하루 만에 15.89% 급락했다가 시간 외 거래에서 7.57% 상승했다. FNGU는 캐나다 투자은행인 몬트리올 뱅크(BMO)가 내놓은 상품이다. 메타를 비롯해 '온라인 스트리밍(OTT) 대장주' 넷플릭스(NFLX), '구글 모 회사' 알파벳(GOOG), 애플(AAPL), 아마존(AMZN), 테슬라(TSLA) 등 빅테크 기업 주가를 3배로 추종한다. 고위험 고수익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매수 인기를 끌어왔다.
우선 메타를 보면, 회사가 초라한 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투자자들은 주식을 내다팔고 월가에서는 목표 주가를 줄줄이 낮추면서도 주가 반등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일례로 3일 BMO의 대니얼 샐먼 분석가는 투자 메모를 통해 투자 의견(매수→중립)과 목표 주가(1주당 323→290달러)를 하향 조정했다. BMO가 지난 해 1월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끌어올린 지 1년 만이다. JP모건도 메타가 나스닥증권거래소에 상장(2012년 5월 18일)한 이래 처음으로 투자 의견(매수→중립)과 목표 주가(1주당 385→284달러)를 하향했다. 더글라스 앤머스 JP모건 분석가는 이날 투자 노트를 통해 "메타는 사업성이 불투명한 메타버스(초월적 가상 세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기존 SNS(사회연결망) 사업 부문에서는 틱톡(중국 동영상 SNS 플랫폼)을 비롯한 경쟁 업체들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라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2일 메타는 지난 분기(10~12월) 영업이익(125억8500만달러)이 1년 전보다 1.5% 줄어든 결과 주식 1주당 순이익도 3.67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84달러)를 밑도는 성적이다. 게다가 사상 처음으로 페이스북 일간 활성 사용자(DAU·19억3000만명) 수가 감소했다는 점, 앞으로의 전망도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따랐다. 메타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 전망치를 270억∼290억달러로 잡았는데 이는 전문가 전망치(평균 301억5000만달러)보다 적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이 발표한 호실적이 기술주 주가 전반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분위기다. 3일 뉴욕증시에서 아마존은 주가가 7.81% 급락했지만 증시 마감 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14.24% 올라섰다. 아마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년 전보다 9%, 같은 기간 순이익이 98% 증가한 결과 주당 순이익이 28.21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월가 전망치(평균 1376억 달러)보다 적었지만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3.63달러)를 크게 뛰어 넘었다. 같은 날 SNS업체 스냅도 장 마감 후 호실적을 발표해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60% 가까이 오른 상태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이 아마존·스냅 발 기술주 훈풍을 기대한 결과 4일 아시아 증시에서는 나스닥100지수 선물이 오전 중 2% 가까이 올라서기도 했다. 나스닥100지수는 나스닥거래소에 상장된 우량 기술 기업 100개곳의 주가를 따르는 지표다.

다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기술주 변동성이 크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월가에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에만 기준 금리를 5번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데 이처럼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경우 대출 원리금 부담이 큰 기술 기업 등 성장 부문 기업들의 수익성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 서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가 커지기 때문이다. 성장 기업들은 당장 매출이나 이익이 적자 상태이기 때문에 회사채 신용등급이 낮고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제시하고 채권을 발행한다. 연준은 국제 유가가 뛰고 고용·물류 대란(운송·운임 비용 및 임금 상승) 영향이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진 탓에 기준 금리 인상 뿐 아니라 양적 긴축(QT)도 예고한 상태다. 시중 돈줄을 조여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올해 가치주 중심의 단기 투자가 유효하더라도 내년 이후를 내다본다면 기술주를 비롯한 성장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눈에 띈다. 앞서 2일 증시 마감 후 시티그룹은 투자 노트를 통해 "우리는 시장 사이클 관점에서 지금 당장은 가치주를 선호하지만 성장주에 전략적으로 투자할 기회라는 점도 계속 강조하고 있다"면서 "가치주는 이제 정점을 향하고 있으며 성장주에 따라 잡힐 리스크가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올해만 보면 가치주가 성장주에 비해 낙폭이 적어 '선방했다'는 평가 가능하다. S&P 500 상장 기업 중 가치주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 '뱅가드 S&P 500 밸류 인덱스 펀드'(VOOV)는 연중 시세 변동률(올해 1월 3일~2월 3일)이 -1.72%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6.65%)보다 하락세가 덜하다. 반면 성장주에 투자하는 '뱅가드 S&P 500 그로쓰 인덱스 펀드'(VOOG·-10.79%)는 낙폭이 두드러졌다.
다만 내년 이후를 보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3일 현지 매체 배런스가 팩트셋 집계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올해 뉴욕증시 가치주 주당 순이익이 1년 전보다 10.5% 증가해 성장주(7.0%)를 앞지를 것을 보고 있다. 반면 올해 이후 2년 동안을 보면 전문가들이 예상한 가치주 주당 순이익 증가율은 9.0%에 못미치는 반면 성장주의 경우는 12.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미국 경제 성장율(실질 국내 총생산 기준)이 3.9%에서 오는 2024년 2.0%선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도 따른다.
가치주란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싼 주식을 말한다. 성장주는 회사의 현재 실적이 아닌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해 당장의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더 비싼 주식을 뜻한다. 가치주와 성장주를 구분하는 기준 자체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가치주는 경기 방어주(금융·유틸리티 등)나 경기 민감주(철강·석유화학·자동차·관광 등)와 겹치는 경우가 많다. 성장주는 기술주를 비롯해 2차 전지(배터리)와 바이오, 인터넷·게임 부문 등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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