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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 없는 선발 후보' SSG 김건우가 도대체 누구야?
입력 2022-02-04 11:16 
SSG 고졸 2년차 김건우가 선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아직 거친 면이 남아 있지만 오히려 그런 부분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SSG 선발은 현재 무주공산이나 다름 없다.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를 제외하면 나머지 자리는 다 비어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3선발로 노경은이 이야기 되고 있을 뿐 나머지 자리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6월, 문승원과 박종훈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비상 체제로 운영이 될 수 밖에 없다.
대안으로 제시 되는 선수들은 이태양 오원석 최민준 등이 있다.
그리고 또 한 명, 예상 선발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선수가 있다. 좌완 김건우(20)가 주인공이다. 김원형 감독은 선발 후보들을 이야기 할 때 김건우의 이름을 빼 놓지 않고 언급한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이다.
김건우 하면 야구팬들에게는 MBC 청룡(현 LG)의 에이스가 먼저 떠오른다. SSG의 김건우는 아무래도 낯선 이름이다. 도대체 어떤 선수이길래 SSG의 선발 후보로 꼬박꼬박 이름을 올리는 것일까.
김건우는 고교 시절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선수다. SSG가 2021시즌 1차 지명을 했을 정도다.

그러나 아주 대단한 관심을 끌었던 선수까지는 아니었다. 계약금 2억 원이 말해 주 듯 다소 평범한 유망주였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스피드는 나쁘지 않다. 평균 구속이 140km대 초반에서 140km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최고 148km까지 찍은 바 있다. 좌완의 특수성을 더하면 스피드로 위압감을 줄 수 있을 정도는 된다.
반면 제구가 빼어난 투수는 아니다.
지난 해 1군에서 6경기에 출장했는데 11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이 12개나 나왔다.
긴장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2군에서도 그저 그랬기 때문이다.
2군에선 8경기서 29.1이닝을 던지는 동안 25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안정된 제구력과는 차이가 있는 투수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김건우는 어떤 매력을 갖고 있는 것일까. 어떤 장점이 있길래 선발 후보로 꼽히는 것일까. SSG가 아무리 투수가 부족해도 드러난 성적 만으로는 특이점을 찾기 어렵다.
김원형 SSG 감독은 원석에 가까운 잠재력이 김건우의 최대 장점이라고 꼽았다. 지금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공을 던지지만 그 거친 투구가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동기생인 이의리가 완성형 투수라면 김건우는 다듬어지지 않은 투수라 할 수 있다. 좋은 포수와 짝을 맞춘다고 해서 갑자기 달라질 수 있는 유형이 아니다. 포수의 사인대로 공을 던지는 것이 아직까지는 힘들다. 하지만 바로 그런 점에서 김건우의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투구를 하기 때문에 타자들이 오히려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좌완 투수로서 스피드도 계속 향상되고 있다. 김건우 같은 스타일의 투수의 공은 타자가 노리고 치기 대단히 어렵다. 어디로 들어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제구력은 투수의 약점이지만 바꿔 생각하면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이런 유형의 투수는 포수가 어떻게 해주느냐 보다 마운드에서 자기 스스로 어떻게 공을 가지고 노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런 면이 오히려 투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자기 공을 던지면 의외의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유형의 투수"라고 설명했다.
이제 스무살인 만큼 스피드는 더 올라올 수 있다. 공이 더 빨라진다면 어디로 갈지 모르는 김건우의 공은 타자에게 더욱 위압감을 줄 수 있다.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타자들도 공략을 마음대로 하기 어렵다. 그 장점을 충분히 살린다면 의외의 대어를 낚을 수도 있는 투수다. 김건우가 꾸준히 선발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유다.
김건우는 아직 갈 길이 먼 투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미있는 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 꾸준함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어도 꼭 필요할 때 한 번씩 세상을 놀라게 하는 투구를 보여줄 수 있는 투수라 할 수 있다.
김건우는 부실한 SSG의 선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까. 특유의 거친 투구가 어느 정도 궤도 안에만 들어온다면 의외의 대박이 터질 수도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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