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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난다"…결국 하나투어 사퇴 김진국 대표의 마지막 편지
입력 2022-02-04 09:28 
하나투어 본사.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코로나 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사령탑 한 축을 맡았던 김진국 대표가 6년만에 하나투어를 떠난다. 사실상 인생 1막의 마지막을 함께 했던 직장을 떠나며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가 눈길을 끌고 있다.
"안녕하세요. 사랑하는 하나투어 가족 여러분, 김진국입니다"로 운을 뗀 그는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직원여러분들께 마지막 인사들 드리고자 합니다. 작년 12월 초 이사회 때, 12월 31일자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조금 미뤄졌고, 결국 22년 1월 31일자로 사임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2004년 9월 하나투어 전략기획실에 입사한 김 전 대표는 글로벌경영관리본부장 이사, 전무 등을 거친 뒤 2016년 1월 하나투어 대표로 취임한 재무통이다. 김 전 대표 사임 이후 하나투어는 송미선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마지막 편지를 통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와의 인연에 대한 소회도 담담하게 풀어냈다.

"돌이켜보면, 하나투어와의 인연은 참 행복했다"고 밝힌 김 전 사장은 "국진여행사에서 '하나투어'라는 브랜드로 변경을 고민할 때부터, 그 인연은 시작됐다. 이후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한 뒤 합류, 런던증권거래소 상장, 코스피 이전상장이라는 영광을 함께했고, 테마라는 개념을 여행업에 안착시키기까지 직원들과 달려온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썼다.
1등 타이틀에 대한 공은 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여행이라는 카테고리를 대한민국에서 산업으로 인정받기까지의 시간은 하나투어 직원분들이 없었다면 절대 불가능했다. 지금의 1등 여행사라는 타이틀은 그 누구보다 우리 직원여러분들이 자부심을 갖고 긍지를 갖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19라는 사상 초유의 바이러스 쇼크에 초토화 된 업계 상황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으로서의 고민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코로나 이후 회사가 어려움을 겪고, 직원들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며, 대표이사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마음이 편치않았다"는 그는 "대표이사로서 무엇이 회사를 위한 것인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오래 고민했다. 그 끝에는 저의 사임을 통해, 보다 단순하고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이루는 것이 도움이 된다 판단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많은 후배들과 직원들을 위해 이제 그만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옳다고도 생각한다. 그 동안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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