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살얼음판 美 빅테크 주가…메타 실적쇼크에 '휘청 휘청'
입력 2022-02-03 17:34  | 수정 2022-02-03 23:18
메타 플랫폼스(옛 페이스북)가 2일(현지시간)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22% 이상 폭락했다. 페이스북발 쇼크에 그동안 상승해 온 빅테크주들마저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 전환했다. 미국 증시가 살얼음판을 걷는 모양새다.
이날 메타는 실적 발표에서 2021년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난 336억7000만달러(약 40조707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112억2000만달러에서 102억9000만달러로 8% 감소했다. 이에 따른 주당순이익은 3.67달러로,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 평균인 3.84달러를 밑돌았다. 메타 순이익이 후퇴한 데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 정책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감소하면서 맞춤 광고가 차질을 빚었던 점이 컸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애플의 iOS 변경과 유럽의 새로운 규정 도입으로 개인화된 광고 제공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메타가 이름을 변경할 정도로 집중해온 증강·가상현실(AR·VR) 사업 부문인 '리얼리티 랩스' 적자폭이 확대된 점도 실적 부진에 한몫했다. 리얼리티 랩스의 연간 순손실은 66억달러에서 102억달러(약 12조3300억원)로 확대됐다.
저커버그 CEO는 "올해 후반부에 고급 VR 헤드셋을 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비전을 완전히 실현하려면 아직 멀었다. 방향은 분명하지만 가야 할 길이 완벽히 정의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주요 실적 지표 중 하나인 일간활성사용자(DAU)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DAU는 19억3000만명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줄어들었다. 시장에서 페이스북발 쇼크를 받은 것은 향후 전망 부문이었다. 메타는 1분기 매출 추정치를 270억~290억달러로 잡았는데 이는 애널리스트 평균치인 301억달러에 못 미친 수준이다.
장 마감 직후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메타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2.89% 급락한 249.05달러까지 추락했다. 이에 따라 저커버그 CEO 재산이 하루 사이 240억달러(약 28조9000억원) 증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페이스북의 저조한 실적 발표는 전체 빅테크주들에 대한 우려감으로 확대됐다. 이날 반도체 기업 퀄컴은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107억달러(약 12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으며 주당순이익은 3.23달러로 49%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인 104억2000만달러와 3.01달러를 크게 웃돈 것이다. 아울러 퀄컴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102억~1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수요가 전 분야에 걸쳐 여전히 강하며 지속적으로 공급을 뛰어넘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칩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퀄컴은 공급 능력을 개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퀄컴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혔던 자율주행 칩과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전망이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가는 악영향을 받았다. 퀄컴 주가는 시장 외 거래에서 3.03% 하락한 182.5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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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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