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숙 여사 '비공개' 피라미드 방문 논란…탁현민 "음해·곡해 뻔해"
입력 2022-02-03 14:33  | 수정 2022-02-03 14:37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왼쪽) / 사진 = 연합뉴스
김정숙 여사, 이집트 요청으로 피라미드 비공개 방문
문재인 대통령은 고심 끝에 결국 방문 요청 거절
탁현민 "유적지 방문 음해·곡해 뻔히 예상돼"
"야당 무식한 논평…논란 만드는 매체들, 애쓴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집트 순방 당시 김정숙 여사가 피라미드를 방문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자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애초 이집트 측은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을 요청했지만 음해와 곡해가 뻔히 예상돼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탁현민 "해외 정상 중 피라미드 일정 생략 사례 없어"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3일 탁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집트는 애초부터 대통령과 여사님이 함께 피라미드를 방문해 주길 강력히 요청했고,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우리 역시 해외정상이 방문시에 우리의 문화유적지나 현장방문을 늘 요청해왔던 터라 수용하려 했지만, 결국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정상회담 및 K9자주포와 관련한 중요 일정들이 있기도 했지만, 이집트에서의 유적지 방문에 대해 어떤 음해와 곡해가 있을지 뻔히 예상되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외유성이나 관광 순방이라는 야권과 일부 언론의 공세를 감안해 애초부터 비판의 여지를 차단하려 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아울러 "이집트에서는 이제껏 국빈방문한 해외 정상들 중에 이집트 문화의 상징인 피라미드 일정을 생략한 사례가 없으니 재고를 요청했다"며 "고민 끝에 비공개로 여사님만 최소인원으로 다녀오는 것으로 합의했고 이집트는 못내 아쉬워했다"고 전했습니다. 국빈 방문을 통한 정상외교 때 자국의 유적지 방문 등 다양한 일정을 제안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관광상품 홍보나 경제적인 효과, 양국 간 우의를 위해서도 어떻게든 일정을 만들어내려는 의도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여사의 이집트 피라미드 방문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집트 측이)국빈 방문한 국가원수가 상대국의 문화유적지를 왜 방문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여사님만 가는 것도 비공개 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무척 의아해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버킷리스트니 어쩌니 하는 야당의 무식한 논평이나, 양국이 합의한 비공개 일정도 호기롭게 공개하며 여사님의 피라미드 방문이 마치 못 갈 곳을 간 것처럼 호도하며 논란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는 매체들에게 전한다"며 "정말 애쓴다"고 비판했습니다.

김정숙 여사, 1시간가량 비공개 피라미드 방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달 19일 오후 6시 20분 경(현지시각) 이집트의 카이로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 사진 = 청와대

앞서 동아일보는 오늘(3일) 새벽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중동 순방 때 이집트 피라미드를 둘러봤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19~21일 경호팀 등 최소인원만 대동해 1시간가량 피라미드를 방문했다는 것입니다.

청와대는 해당 일정이 이집트 측의 요청으로 성사됐으며, 비공개 공식 일정이라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김 여사의 일정에는 이집트 문화부 장관이 동행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여사의 일정을 비공개로 진행한 이유에 대해 "피라미드 방문에 대한 이집트의 정중한 요청을 거절했다면 외교적 결례에 해당하겠다"며 "피라미드 방문은 (이집트)문화부 장관이 영접·가이드한 공식일정이었고 다만, 양국 협의에 의해서 비공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국빈에게 경복궁을 비롯한 문화유적 관람하자고 했는데 거절당하면 어떨지 역지사지로 생각해달라"며 "영국여왕께서 안동에 다녀간 자부심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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