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을 낸 자영업자의 15%는 대출금액이 연소득의 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처럼 대출금액이 높은 사람들은 앞으로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소득의 5% 이상을 추가 이자비용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돼 대출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면 자영업자·저신용자 등 취약 계층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박춘성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같은 내용의 '금리인상에 따른 차주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변화 분포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박 연구위원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샘플 자료(2021년 3분기 기준)를 활용해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자의 이자 부담 변화를 분석했다.
전체 대출자 가운데 대출잔액이 연소득의 5배를 넘어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연소득의 5% 이상을 이자로 추가 부담해야 하는 비중은 9.8%였다.
대출자 10명 중 한명이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에 취약한 것이다.
이 비중은 자영업자와 저신용자들에게 높았다.
자영업자 대출자 가운데 대출잔액이 연소득의 5배를 넘는 비중은 14.6%였고, 취약차주(소득 하위 30%이고 2개 이상 업권에서 대출받은 사람) 가운데 연소득 5배 이상 대출금을 보유한 비중은 11.6%였다.
금리가 1.5%포인트 오르면 연소득 5% 이상 추가로 이자를 내야 하는 비중이 전체 대출자에서는 18.6%였다.
자영업자 대출자에서는 24.5%, 취약차주에서는 18.5%로 나타났다.
반면 대출금액이 연소득의 2배 미만인 경우는 전체 대출자의 68.6%이고, 자영업자 대출자의 62.5%, 취약차주의 70%였다.
모든 대출금리의 기준점이 되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작년 8월부터 0.25%포인트씩 총 세 차례 올라 1.25% 수준이다.
문제는 올해도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국내 가계대출의 82%는 변동금리인 상황이어서 차주 대부분이 이같은 금리 인상에 노출돼 있다.
박 연구위원은 "가계부채가 전례없이 누적된 상황에서 금리인상 시 대출자들은 부채 상환으로 인해 소비여력이 감소한다"며 "금융사는 원금분할상환기간을 늘려 원리금 부담이 지나치게 증가하지 않도록 하고, 정부는 재정지출로 실물 부분이 과도하게 부진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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