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를 알선한 것은 상인들인데 국가가 했다고 한 것이 고노담화다." "일본의 조선 식민지화는 자위(자국 방어)를 위한 것이었다." 숱한 망언을 쏟아낸 일본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89) 전 도쿄도(都) 지사가 1일 사망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1956년 대학 재학 중에 소설 '태양의 계절'로 등단해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은 그는 1968년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 의원으로 당선,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이후 중의원에서 통산 9선을 하고, 환경청 장관과 운수대신 등을 역임하며 승승장구했다. 1995년에는 중의원 의원을 사직하고 일본 중심의 미일관계를 주장한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을 집필해 보수 지지층을 확보했다.
1999년 도쿄도(都) 지사 선거에서 승리한 뒤 13년 여간 수도 도쿄의 행정을 맡아 일본 정치의 우익화를 주도했다. 그는 재임 중 도쿄도 차원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구입 계획을 밝혀 중일 간 영토분쟁이 격화하는 단초를 제공했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대북 강경론이 대두할 때는 일본 핵무장을 촉구하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우익단체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을 지원하기도 했다.
2014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하며 정계에서 은퇴했다.
[박만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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