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망언 제조기' 이시하라 신타로 사망…향년 89세
입력 2022-02-01 15:25  | 수정 2022-02-01 15:57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 / 사진 = 연합뉴스
중국 반일감정에 "민도 낮아서" 발언
"한일합병은 조선인 총의로 선택"
"일본 향해 우는 소리 작작해라" 주장도

'망언 제조기'로 유명한 일본의 극우 정치가이자 작가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1일 사망했습니다. 향년 89세입니다.

1932년 일본 효고현에서 태어나 1955년 대학 시절 집필한 '태양의 계절'이라는 작품으로 일본문학계 최고 권위로 손꼽히는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이름을 알렸습니다. 동생인 고 이시하라 유지로는 전설적인 가수로 활약했습니다.

이시하라는 1968년 참의원 선거 때 자민당으로 정계에 입문한 이후 중의원을 포함해 9차례 당선됐으며, 운수상과 도쿄도지사 등을 역임했습니다.

각종 망언으로도 악명이 높습니다. 2008년 무렵에는 언론 인터뷰에서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므로 아시아 나라들이 서구 식민지배에서 해방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집권 당시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역사 문제를 빌미로 일본을 비판하는 것은 국내 인기 회복을 위한 것"이라며 "3류 정치가나 하는 수법"이라고 비난한 바 있습니다.

또 난징대학살에 대해 "중국인이 꾸며낸 것"이라는 발언도 남겼습니다. 매년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빠뜨리지 않기도 했습니다.

'민도' 발언도 유명합니다. 2004년 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중국 관중이 일본대표팀에 야유를 보내자 공개석상에서 "민도가 낮아 어쩔 수 없다"고 발언했습니다. 이후에도 중국의 반일 감정에 대해 "곧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국가와 국민의 자질이 그런 정도라면 눈살을 찌푸릴 국가가 많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공산 독재정권은 정권 유지를 위해 가상의 적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것이 일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03년 도쿄도지사 재직 당시에는 북한 납치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일본 내 집회에 참석해,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배에 대해 "조선인의 총의로 일본을 선택했다"며 "일본은 결코 무력으로 침범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1960년대 언론 기고문에서는 한국에 대해 "일본을 향해 '우는 소리'를 작작하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2013년 대만에서 벌어진 반일 시위. 사진 왼쪽부터 하시모토 도루 당시 오사카 시장,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지사, 아베 신조 당시 총리, 아소 다로 당시 부총리 / 사진 = 로이터

2000년에는 육군 자위대원을 상대로 한 훈시에서 "오늘날 도쿄를 보면 불법입국한 많은 삼국인(三國人), 외국인이 아주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큰 재난이 일어날 경우 커다란 소요사태까지 벌어질 것으로 본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삼국인'은 일본 내 중국인과 대만인, 남북한을 포함한 한국인과 아시아계 외국인 체류자를 일컫는 표현입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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