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간된 논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과학기술 전 분야에 대한 '위크 시그널'을 찾고, 이를 통해 미래기술을 제시한 보고서가 발간됐다. 위크시그널이란 아직은 중요성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작은 신호와 이상징후를 의미한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KISTI DATA INSIGHT 15호를 발간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KISTI가 제시한 영역은 총 10개다. 각각 △딥러닝 다음의 기술 △기생컴퓨팅·대응기술 △플랫폼 기반 커뮤니티 확대 △에너지 클라우드 △유연한 기업이 만드는 미래 △새로운 탄소물질 등장 △인류와 지구의 공생 △온·오프라인 정신건강 △DNA에서 RNA로 영역 확대 △위드코로나 또는 넥스트코로나다.
김재수 KISTI 원장은 "이번 과학기술 위크시그널과 10대 포커스영역은 작은 신호일지 모르지만 미래에 대한 힌트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먼저 딥러닝 다음의 기술에 대해서는 딥페이크 기술과 가짜와 진짜를 구별해 낼 수 있는 '얼굴 위변조 검출' 기술 등이 언급됐다. Face ID와 같이 깊이 인식 센서를 활용할 경우 비교적 구별이 가능하나, 3D 프린터와 같은 장비를 사용해 사람의 얼굴을 정교하게 제작했을 경우에는 여전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데이터 없이 학습하는 '제로샷 러닝' 기술 역시 주목을 받았다.
기생 컴퓨팅은 가상화폐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 가치 상승에 따라 채굴하려는 사람도 늘고, 이에 따라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침입해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작업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5G와 사물인터넷 시대에 기생컴퓨팅으로 인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더욱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이버 보안에서는 공격을 받았을 때의 '회복력'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도 있었다.
이외에도 태양광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 기술이 발달하며 기존의 중앙 집중형이 아닌, 소규모 전력망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과 새로운 탄소 구조 펜타-그래핀이 탄소화학계에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는 내용 등도 담겼다.
미래기술분석센터 양혜영 박사 등 저자들은 "과학기술 전 분야에 걸친 위크시그널 탐지 결과는 최신 기술트렌드의 미래 방향성을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정보로서 활용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논문 빅데이터를 분석해 유의미한 키워드를 추출한 뒤, 시간에 따른 움직임을 분석해 떠오르는 키워드를 찾았다. 또 논문 빅데이터에 대한 언어모델을 구축해 위크시그널 391개를 찾고, 이에 대한 해석을 거쳐 10대 포커스영역을 선정했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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