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물적분할 부담 덜어낸 LG화학…이제부터 재평가될까
입력 2022-02-01 06:48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 [사진 제공 = 매경DB]

역대급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국내 증시에 시총 2위로 등극한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상장을 계기로 모회사인 LG화학이 재평가를 받게 될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배터리 사업 '물적 분할' 이슈로 LG화학의 주가가 지지부진했으나 LG엔솔의 지분 82%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지분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월 28일 전일 대비 2만9000원(4.75%) 오른 63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코스피 지수 폭락 여파로 61만원까지 떨어진 주가는 당일 5% 넘게 오르며 64만원선을 회복했다.
◆LG엔솔 상장 앞두고 주가 약세...'물적 분할' 이슈 발목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매매 개시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 = 이충우 기자]
LG엔솔의 상장이 다가올수록 LG화학의 주가는 뚜렷한 약세 흐름을 보였다. LG화학은 지난해 초 주가가 100만원선을 넘기기도 했으나 LG엔솔 상장을 앞두고 주가가 하락을 거듭하며 60만원 선까지 떨어졌다. 최근 1년 동안 시가총액도 70조원 규모에서 44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LG화학의 주가가 부진을 거듭한 건 배터리 사업 부문을 LG엔솔이라는 별도 법인으로 '물적 분할'을 단행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 사업 성장성을 주가를 견인해온 측면도 있어 "알짜사업만 똑 뗐다"는 투자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통상 모회사는 자회사 상장 후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지주사 할인'을 겪는다. 실질적인 사업 전반은 자회사가 담당하기 때문에 물적분할 전 해당 기업의 사업을 보고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새로 상장한 자회사로 몰린다. 그간의 주가 부진도 지주사 할인이 반영된 측면이 있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성장률을 영위하던 신규 사업이 별도 상장되는 만큼 LG화학에서 LG엔솔로의 수급 이동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상장 후 액티브 뿐 아니라 패시브 자금이 LG화학에서 LG엔솔로 비중조정되는 등 수급 측면의 노이즈를 해소하기 전까지 센티멘털 부담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LG엔솔 상장, LG화학과 시너지 낼 것" 재평가 기회라는 평가도


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사진 제공 = LG에너지솔루션]
반면 LG엔솔 상장으로 LG화학이 재평가 기회를 맞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엔솔의 상장으로 한국 2차전지 완제품 기업들의 저평가 문제가 해소되면, 지주사 할인을 적용해도 현재 LG화학 주가가 너무 저렴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LG엔솔이 지난달 2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이 105조원에 달한다. 이 경우 LG화학이 보유한 지분 82%의 가치는 약 86조로 계산된다. 지주사 할인을 50% 적용해도 이날 종가 기준 LG화학 시가총액 약 45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LG화학에 남게 되는 배터리 소재 사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며 LG엔솔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2차 전지 ETF 등 수급과 지주사 디스카운트 이슈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으나 중장기적으로는 LG엔솔과 주가가 연동돼 상승할 전망"이라며 "LG엔솔 주가 상승이 지분가치 희석보다 영향력이 크고, 배터리 소재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첨단소재 사업부를 통해 양극재 캐파를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LG엔솔 상장 이슈로 기업가치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2차 전지 소재를 통한 성장 동략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독립으로 일회성 비용 피로감이 제거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LG화학의 배터리 투자비 제거로 수익성이 월등한 비 배터리 부문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며 이익단의 건전성과 규모 증가를 전망한다"며 "항시 발화 가능성이 존재하는 배터리 사업의 독립으로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에 대한 피로감도 제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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