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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울리는 '금리 6%' 시대, 은행 찾아가 '법적권리' 당당히 요구하세요
입력 2022-01-31 17:36 

# 직장인 A씨는 "7억원이 넘는 변동금리형 주담대와 신용대출 등으로 현재 부담하는 한 달 원리금만 200만원이 넘는데 앞으로 금리가 더 뛸 것이라는 뉴스를 접할 때면 숨이 막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다행히도 최근 직장 동료가 은행에 금리인하를 적극 요구해서 약 0.5%포인트 인하됐다. 설 연휴가 끝나면 바로 신청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자고 일어나면 올라있다'는 말이 나올 만큼 상승세가 무섭다. 일례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조만간 최고 6~7%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집 마련)의 시름이 깊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3.63%로 한 달 새 0.12%포인트 또 올랐다. 2014년 5월(3.63%) 이후 7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앞서 11월 연 4.62%에서 5.16%로 0.54%포인트나 뛰었던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5.12%로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5%를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픽스와 은행채 등 지표금리 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과 보증대출 금리가 상승했다"면서 "기준금리 인상 효과 등으로 앞으로도 지표 시장금리가 상승 추세인 것은 대출금리의 추가 상승 요인"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기에는 예·적금 이자를 조금 더 많이 주는 상품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즘처럼 대출금리가 뜀뛰기 시작할 때는 자신에게 주어진 권리를 최대한 행사하는 것도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된다.
금리인하요구권(금인권)은 취업·승진·재산 증가 등으로 돈을 빌린 사람의 신용조건이 더 좋아졌을 때 은행, 카드사 등에서 자신의 대출금리를 깎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법적인 권리다. 지난 2002년부터 각 금융사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다가 2019년 6월부터 법제화됐다. 금융사는 의무적으로 고객에게 금리인하요구권을 안내해야 하며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된다.
실제 금인권을 활용해 대출이자 1.2%를 깎은 B씨의 사례를 보자.
B씨는 00은행으로부터 5000만원의 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다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장으로 승진한 뒤 거래은행을 찾아가 부장 승진 사실이 기록된 재직증명서 등을 제출, 이자율을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00은행에서는 하루 만에 B씨에게 대출이자 1.2%를 깎아줬다.

금인권이라고 하면 은행 대출에만 국한된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신용카드 '리볼빙 서비스'(수수료를 내고 카드 값 결제를 미루는 방식)에 대해서도 금인권을 요구할 수 있다.
리볼빙은 매달 카드 값의 5~10%만 갚고 나머지 금액은 일정 수수료를 내는 대신 상환을 미룰 수 있는 사실상의 신용대출 상품이다. 카드사들은 개인의 신용을 평가해 리볼빙 수수료로 연 5~27%정도를 부과하고 있는데 금인권 활용 시 약 2~5%의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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