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들이 날 괴롭혀줬으면"…코치로 첫 캠프 앞둔 원조 에이스의 바람 [MK人]
입력 2022-01-30 06:36 
지난해 10월 은퇴식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는 SSG 채병용 2군 투수코치. 사진=MK스포츠 DB
선수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샌드백 역할을 해줄 준비까지 돼 있다.”
SSG 랜더스 원클럽맨 채병용(40)은 올해부터 2군 투수코치로 본격적인 지도자의 길을 걷는다. 2019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 후 구단 자체 코치 연수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스카우트, 원정 전력분석원 등 경험을 쌓은 뒤 현장으로 돌아왔다.
채 코치는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은퇴 후 선수단과 함께했던 건 아니었지만 전력분석원을 하면서 늘 현장에 있는 느낌은 있었다”며 아직 초보 코치이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최선을 다해서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채 코치는 다음달 2일부터 인천 강화 SSG 퓨처스필드에서 진행되는 퓨처스팀의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두고 선수 때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선수 때는 스스로의 몸만 챙기면 됐지만 이제는 코치로서 팀 투수진 전체를 두루두루 살펴봐야 한다. 선수별 장단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국내외 야구 영상을 찾아보며 투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하나라도 더 전해주기 위해 공부 중이다.
지난해 원정 전력분석원으로 보낸 1년이라는 시간은 채 코치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여러 투수들의 메커니즘적인 장점들을 지켜봤고 이제는 SSG 투수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일만 남았다.
채 코치는 선수 때보다 더 공부할 게 많고 쉴 틈이 없는 것 같다”고 웃은 뒤 장점을 키워주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코치의 역할인 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 코치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선수들과의 소통이다. 현역 시절에는 후배들에게 편하게 기술적인 조언을 건넸지만 지금은 선수와의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는 생각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투수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하면서 언제라도 어떤 주제로도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코치가 되는 걸 목표로 정했다.
채 코치는 내가 프로에 막 입단했을 때만 하더라도 선배, 코치님들께 말을 거는 거조차 어려웠다. 그때는 야구가 안 되고 힘들어도 혼자 속앓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지도자와 선수가 편하게 얘기하면서 함께 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또 선수들이 나에게 언제든 찾아와서 질문을 쏟아내고 이것저것 물어봐 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서로의 성격, 스타일을 빠르게 알 수 있다”며 야구가 안 되고 답답할 때 나를 막 때리면서 화풀이를 해도 된다. 경기 중 샌드백 역할을 할 준비까지 돼 있다는 걸 선수들에게 말해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