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통화긴축 가속화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인 리스크가 시장 불안을 유발하면서 코스피는 나흘 연속 하락 마감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LG에너지솔루션 상장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수급 변동성 확대가 지수 반등을 제한했다.
2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17포인트(0.41%) 내린 2709.22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12월(2700.93) 이후 1년 2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하락에 따른 반발매수가 유입되면서 장중 한때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으나 장 마감 직전 하락폭을 키웠다. 코스피는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간 5.45% 밀렸다. 지난 13일부터로 기간을 확대하면 약 2주간 코스피는 263포인트가 빠졌다.
간밤 뉴욕증시 역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19% 떨어졌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22%, 2.28% 내렸다. 투자자들은 FOMC 정례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또 러시아와 서방국가 간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 역시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나 미국 등 서방국가는 실제 전쟁을 일으킬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극도로 냉각된 만큼 평소대로라면 확률을 낮게 베팅했던 전쟁리스크를 현재는 높게 베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악재(인플레이션, 연준, 전쟁 등)끼리 꼬여서 취약해진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상기 악재들을 하나씩 풀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종별로는 의약품과 비금속광물, 전기전자 등이 1%대 하락한 반면 화학과 의료정밀, 증권, 보험 등은 1%대 올랐다. 특히 운수창고업은 대한항공의 지난해 4분기 최대 실적 전망과 더불어 업종 전반물류대란으로 인한 실적 증가 기대감으로 1.63% 상승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각각 2458억원, 169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홀로 2261억원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343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체로 하락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코 앞에 두고 LG화학 주가는 3.27% 하락했다. 네이버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 가까이 떨어졌고, 현대차는 2.31% 밀렸다. 국내 증시 투톱 삼성잔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0.92%, 0.42% 낙폭을 기록했다. 반면 KB금융은 3.50% 급등했다. 기아와 포스코는 각각 1.57%, 1.13% 강세를 보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개 상한가를 제외하고 485개 종목이 상승했고 375개 종목이 떨어졌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7.35포인트(0.83%) 밀린 882.0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이날 장중 한때 881선까지 밀리며 88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21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간 8% 넘게 하락했다.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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