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도 부동산 시장의 상급지와 하급지 간 역전현상이 뚜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경기도에서 가장 아파트값이 많은 오른 곳은 오산로 상승률이 무려 49.3%에 달했다. 작년 초 5억원이었던 오산시 아파트 매매가가 1년 동안에만 2억4650만원가량 상승한 셈이다. 이어 시흥시와 동두천시가 각각 43.11%, 39.26% 오름폭을 기록했다.
경기권에서도 변방 취급을 받던 이들 지역은 지난해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실제 2019년 오산(-3.80%), 시흥(-1.11%), 동두천(-1.23%) 지역은 집값이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0년 들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전체에서 가장 가파른 상승 국면으로 전환했다.
경기도 주요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 추이 [자료 = KB부동산]
그동안 수요 선호도가 높아 상급지로 평가받는 성남, 과천, 하남 지역은 같은 기간 가장 저조한 상승률을 기록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2019년 대비 2021년 이들 지역의 경기도 내 집값 상승률 순위는 과천(1위→25위), 성남(3위→26위), 하남(8위→24위)로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각 지역의 희비 교차에는 정부의 규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과천, 성남 지역은 평균 아파트값이 9억원을 상회하다보니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규제 적용 강도가 약한 오산, 시흥, 동두천 지역에 수요자들이 몰리며 반사이익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시흥, 오산 지역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4억원대, 동두천시는 2억원대로 대부분의 주택 구매 시 매매가격의 5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경기지역 주택들이 서울 집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로 채워지듯 경기지역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곳으로 수요자들이 채워진다"면서 "물론 단순히 가격만 따지는 것이 아닌 교통, 개발호재가 있는 곳들은 수요가 더 찾아 가격 상승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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