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오리온 초코파이, 농심 신라면…장수 식품 다 범띠네
입력 2022-01-24 15:30 

오리온 초코파이(1974),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1974), 농심 신라면(1986), 롯데제과 월드콘(1986), 동원F&B 양반김(1986)…
2022년 임인년을 맞은 가운데 호랑이의 해에 탄생한 제품 중 남녀노소 모두에게 꾸준히 사랑 받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가 유독 많아 눈길을 끈다.
올해로 출시 48주년을 맞은 초코파이는 한국 경제가 성장가도에 오른 1970년 초 우연한 발견에 의해 탄생했다. 당시 식품공업협회(현 식품산업협회) 주관으로 미국을 순회하던 오리온 연구소 직원들은 한 카페테리아에서 초콜릿 코팅 과자를 보고, 이를 벤치마킹했다. 수분 함량이 높은 마시멜로우의 부드러운 식감이 낯설었던 당시 초코파이는 폭발적인 인기를 인기를 끌었다. 한국인 고유의 감성 코드인 '정(情)'을 접목시킨 마케팅을 통해 국가대표 과자로 등극한 초코파이는 현재 60여국에서 한 해 20억개 넘게 팔리며 세계인의 간식으로 자리매김했다.
바나나 우유 시장을 80%나 점유하고 있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흰 우유 소비를 꺼리던 소비자들의 우유 소비를 촉진하려는 의도로 개발됐다. 해당 제품 특유의 '배불뚝이 용기'는 개발팀이 우연히 도자기 박람회를 찾았다가 크고 둥글게 빚은 백자 '달 항아리'를 보고 영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루 평균 80만개씩 팔리고 있는 바나나맛 우유는 지난해 매출액이 수출을 포함해 2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986년 출시돼 삼양라면과 안성탕면을 누르고 1991년 처음 라면시장 1위에 오른 농심 신라면은 올해까지 32년째 단 한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국내 라면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신라면 이전 라면 시장은 순하고 구수한 제품 위주였지만 농심은 맵고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착안해 매운 맛 라면으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연구진은 전국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 맛 실험을 벌였고, 그 결과 소고기 장국을 모티브로 깊은 맛과 매운 맛이 조화를 이룬 신라면이 탄생했다. 한국인의 정서에 깊이 자리잡은 신라면은 현재 세계 100여개국으로 수출되며 2021년 말 기준 누적 매출액 15조 3000억원, 누적 판매량 354억봉을 기록했다.
재래식 호떡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SPC삼립 '삼립호떡'(1974), 시판 중인 후추 중 1위를 고수하며 50년 가까이 향신료 대표 제품으로 군림 중인 오뚜기 순후추(1974), 3년의 개발 끝에 탄생해 출시 직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린 해태제과 에이스(1974), 20여년간 아이스크림 콘 시장 1위를 지킨 롯데제과의 월드콘, 1980년대 브랜드명 소비자 공모를 통해 탄생한 동원F&B의 조미김 브랜드 양반김, 샘표 연두(2010) 등도 모두 호랑이의 해에 출시돼 장수 브랜드가 됐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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