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학생이 교실서, 남학생이 화장실·계단서 탈의해야" 학부모 주장 논란
입력 2022-01-24 11:59  | 수정 2022-01-24 13:53
탈의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 사진 = 연합뉴스
해당 부모 "신체적 차이·사회적 분위기 따른 배려 문제"
누리꾼 "공평하게 번갈아 쓴다는데 놔둬라" 비판

한 부모가 학교에 탈의실이 마련되지 않아 자신의 딸이 화장실과 계단 밑 공간에서 옷을 갈아입는다며 이를 항의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딸 담임교사한테 항의해도 될까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습니다.

10대 딸을 키우고 있다고 밝힌 글쓴이 A 씨는 "지난 금요일(21일)에 딸아이가 교복 상의를 봉지에 묶어서 가지고 왔다. 왜 그러냐 물으니 교복을 갈아입다가 변기에 빠뜨렸다고 한다"며 "원래 여학생은 교실에서 갈아입고 남학생은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는데, 남학생들이 왜 본인들만 매번 불편하게 화장실에서 갈아입냐 따져서 격주로 갈아입게 됐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좁은 화장실에서 다 갈아입는 게 가능하냐 묻자 딸아이가 계단 밑 공간에 스크린 커튼을 치고 갈아입기도 한다고 했다"며 "탈의실을 만들어달라고 건의했지만 (학교 측에서) 탈의실로 쓸 공간이 딱히 없다더라"고 했습니다.


A 씨는 "저도 딸아들 둘 다 키우고, 요즘 10대들이 남녀평등에 민감한 것은 알고 있다. 제 초등학생 아들만 봐도 '왜 남자만 군대에 가야 하나. 억울하다'고 한다"며 "그래서 아들에게 집안일 시키고, 딸에게 무거운 것 들게 하면서 성별로 차별하지 않으려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러나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서 정식으로 항의할까 한다. 아무래도 남자가 노출위험성이 있는 것과 여자가 노출위험성이 있는 것은 다르지 않냐"며 "별도의 탈의실 공간을 만들 수 없다면 예전부터 그래왔든 여학생이 교실에서 갈아입고 남학생들이 화장실이나 계단 밑에서 갈아입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건 남녀 차별 이전에 사회적 분위기와 신체적 차이에 따른 배려 문제다. 더우면 웃통 벗고 돌아다니는 남학생과 속옷이 보일까 봐 더워도 런닝을 입는 여학생을 같이 놓고 보는 게 과연 맞느냐"며 "게다가 갈아입는 시간도 여학생들이 훨씬 더 길고, 화장실이 깨끗하지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화장실이 안 깨끗하면 딸은 안 되고 다른 집 아들들은 괜찮다는 거냐", "공평하게 번갈아 쓴다는데 놔둬라", "변기 뚜껑 닫고 갈아입어라", "담임 말고 학교에 항의해라" 등 A 씨를 향해 비판적인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에 A 씨는 추가 글을 통해 "사람들 오가는 계단에서 여학생들이 스크린 치고 갈아입는 게 말이 되냐"며 "담임교사에 대한 항의가 아니라 학교 운영과 시설에 대해 항의하려 한 것이다. 결론은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