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성이 화물기 바퀴에 몰래 숨어 11시간 이상 비행해 네덜란드 땅을 밟았다.
CNN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경찰은 이날 오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스히폴 공항에 착륙한 카고룩스 화물기의 바퀴 수납고에서 밀항자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밀항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출발해 화물기가 스히폴 공항에 도착하기까지 11시간 이상 바퀴 수납고에 숨어있었다. 밀항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그가 16세~35세 사이 남성이라고 밝혔다.
조안나 헬몬즈 경찰 대변인은 "공항 직원이 사람처럼 보이는 형체를 발견하고 즉시 당국에 신고했다"며 "이 남성은 생존했지만, 체온이 매우 낮았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이 남성은 기본적인 질문에 답할 만큼 의식이 있는 상태였으며 즉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병원으로 이송됐다. 치료 후 망명 여부를 관련 기관에서 검토할 예정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헬몬즈 대변인은 CNN에 "비행기가 1만 ㎞를 비행하는 동안 그가 혹한의 환경에서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이 남성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인 비행기 순항고도 9300m에서 외부 온도는 영하 60도까지 내려가기 때문이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암스테르담까지 항공편은 약 11시간이 소요되며 해당 화물기는 케냐 나이로비에 한 번 정차한 것으로 추정된다.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화물 운송 항공사 카고룩스는 이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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