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 김 모(45)씨는 '금리'에 '금'자만 들어도 신경이 날까로워진다. 가능한 모든 대출을 끌어 모아 내집을 마련한 영끌족인 김씨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오른다는 소식에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김씨의 아내도 앞으로 이자를 얼마나 더 내야 할지,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그 여파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도 오르면서 김씨와 처지가 비슷한 영끌족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70% 이상이 금리 변동성에 취약한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기 가계의 이자부담이 불가피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담대 금리 연 6~7%대 시간문제
[자료 제공 = 한국은행]
한은 공식 집계로 1845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대출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주담대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가계의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한은이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올해 1월까지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가계대출 금리는 들썩이고 있다. 주담대 금리도 마찬가지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21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이달 신규 취급한 변동금리형(원리금분활상환 기준) 주담대 금리를 보면 최고 상단 수준은 연 5.21%로 나타났다. 실제 이 금리로 주담대를 받은 차주(돈을 빌린 사람)가 있다는 얘기다.
은행별로 주담대 금리 상단을 보면 KB국민은행 연 5.21%(하단 연 3.71%), 하나은행 연 5.10%(연 3.80%), 신한은행 연 4.88%(연 4.08%), 우리은행 연 4.95%(연 4.15%), NH농협은행 연 4.55%(연 4.25%)이다.
또, 이들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최하단은 연 3.71%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이들 은행의 변동금리 주담대 금리가 연 2.78~4.53%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금리 하단이 4개월 만에 1%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셈이다.
이에 따라 주택을 담보로 3억원 대출을 받아 30년 동안 원리금분활상환으로 갚는다고 할 때 5대 은행 중 최저 금리(변동) 연 3.71%를 적용하면 총대출이자는 1억9771만원이며, 매월 138만원씩 상환해야 한다.
같은 경우 금리 상단인 연 5.21%를 적용하면 총대출이자는 2억9370만원으로 뛰고, 월상환액은 164만원으로 불어난다. 변동금리 대출인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금리가 오른다는 점에서 실제 부담해야 하는 총대출이자는 더 늘어나게 된다.
올해 많게는 두 차례까지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담대 금리가 연 6%대를 넘어 연 7%대도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로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까지 내려간 후 현재의 연 1.25%까지 올랐을 때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총 9조6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로 환산하면 금리 상승 전(연 0.5%) 289만6000원에서 인상(1.25%) 후 338만원으로 48만4000원 오른다. 이는 모든 차주가 동일한 비율로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로 산출한 것이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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