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사상 최대 규모의 증거금을 모으며 한국 증시에 새 역사를 썼다. 이에 따라 LG엔솔로 쏠렸던 자금이 어디로 흐를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종목에서 'LG엔솔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LG엔솔은 창액건수 442만건, 청약 증거금 114조원을 모으며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증시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청약 전날인 17일 9조원 가량 증가하기도 했다.
21일 LG엔솔 주식 배정이 끝나면 곧바로 환불 절차가 진행된다. 투자자들이 환불받은 금액을 가지고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설 가능성도 있다. 물론 청약을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거나 신용대출을 받는 등 '빚투'에 나선 투자자들은 즉시 상환에 들어갈 개연성이 높지만 여유자금을 쏟아넣은 투자자들은 '제2의 투자처'를 찾아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엔솔발' 유동성 장세의 수혜를 입을 투자처는 무엇이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먼저 눈에 띄는 투자처는 뒤따르는 공모주 시장이다. LG엔솔 청약 자금이 또다른 공모주인 WCP, 쏘카, 마켓컬리, 현대엔지니어링 등 상장 예비 기업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LG엔솔의 환불일인 21일 코스닥시장에서 스코넥엔터테인먼트와 이지트로닉스가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현대건설을 뛰어넘는 건설 대장주로 등극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25~26일 기관 수요예측, 다음달 3~4일 일반 청약이 예정돼 있다. 대기자금이 많기 때문에 이들 공모주도 주식 배정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LG엔솔의 배터리 경쟁사들로 수급이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도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급상 이들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수급 모멘텀이 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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