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20일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최근 각각 경기 용인시와 전북 정읍시에 자동차매매업 등록 신청을 했다. 자동차 매매를 하기 위해선 지방자치단체에 사업 등록을 해야 하고, 연면적 660㎡ 이상의 전시 시설을 갖춰야 한다.
사업등록신청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작업이다. 현대차와 기아가 보유한 용인과 정읍의 부지가 등록 기준을 충족하기 때문에 우선 해당 지자체에서 사업등록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도 중고차 전시장을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중고차 업체들은 즉각 반발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 조정을 신청했고, 중소벤처기업부는 현대차에 사업 개시 보류를 권고했다.
다만, 개시 보류는 강제 사안이 아니다. 현대차는 당장 사업을 개시해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기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곧바로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게 아니다. 매매업 등록 신청은 준비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완성차와 중고차 업계는 지난해 수차례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이후 중기부 주관으로 재협상이 진행됐지만 합의안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중기부는 지난 14일 심의위원회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3월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한편, 중고차판매업은 시장 규모가 약 20조원에 달한다. 2013년 '중소기업 적합 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 진출이 제한됐지만, 2019년 2월에 지정 기한이 만료됐다. 이후 중고차 업체들이 대기업과 중견기업 진출을 제한하는 '생계형 적합 업종' 지정을 신청했고, 주무부처인 중기부가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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