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그런데'] 배보다 배꼽이 큰 배달비?
입력 2022-01-20 20:14  | 수정 2022-01-20 20:58
'일 시작하면 적어도 서너 달은 해야 할 텐데, 할 수 있겠어요?'

영화에서 주인공은 식당 배달직원으로 취직해 오토바이를 타고 골목을 누비며 음식을 배달합니다.

이처럼 예전엔 상당수의 식당이 직접 직원을 뽑아 배달을 시켰죠. 음식값에 배달료도 포함돼 있던 겁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닙니다. 과거 150만 원 안팎이던 배달직원 월급이 최저시급 인상 이후 급격히 오르자 식당 주인들은 배달대행업체를 통해 배달 기사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또 코로나 사태 이후 고객들도 배달을 선호하며 배달 수요는 폭증했습니다.

거기에 대형 배달플랫폼이 주문 대행 외에 배달 대행으로까지 사업을 넓히면서 배달 수수료는 또 올랐습니다.

식당과 배달 기사 소비자만 있던 시장에서 배달대행 업체가 끼었으니 누군가는 돈을 더 내는 게 맞겠지요. 하지만 정도라는 게 있습니다.

올해 들어 대다수 배달 대행업체는대행 업체는 수수료를 또 인상했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나눠서 내는 배달비는 7, 8천원은 기본, 시간이나 지역에 따라 최대 만2000원이나 하는 곳까지 생겼습니다.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 자영업자들이 설상가상으로 물가 상승에 배달 수수료까지 올라 한계상황이 된 겁니다. 오죽하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배달대행업체 좀 어떻게 해달라는 글이 올라왔을까요.


한국행정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1%가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는데, 응답자의 53.4%가 '배달비가 적절치 않다'고 답했습니다.

만인의 사랑을 받았던 배우 오드리 헵번은 '한 손은 너 자신을 돕는 손이고, 또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라며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했습니다.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불만이 급증하는데도 배달대행업체가 자기들 이윤 극대화만을 추구할 수 있을까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세상이 왔다지만 자영업자들이 사라진다면 배달 대행업체는 있으나 마나가 됩니다. 그 당연한 진리를 언제까지 외면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배보다 배꼽이 큰 배달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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