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동치는 세계 자산시장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사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풀었던 막대한 유동성을 조이기 시작하자 금리가 급등하며 나스닥시장을 비롯해 뉴욕증시에 충격이 미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전날의 손실을 만회하는 듯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개장 후 40분 만에 대형 기술주들이 다시 하락하며 밀리기 시작했다.
몇 차례 반등 시도가 있었지만 장 후반부에는 하락폭이 더 커졌다. 월가에서는 이렇게 장 후반부에 아래쪽으로 꼬리가 길어지는 것을 나쁜 징조로 받아들인다. 버티는 힘이 약해지며 매도세에 밀리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밴더리서치는 지난해 시장을 떠받쳤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식은 것이 약세장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3.38%), 엔비디아(-3.23%), 애플(-2.10%), 아마존(-1.65%) 등 대형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나스닥이 맥을 못 추는 원인은 분명하다. 기업 실적이 둔화되는 국면에 진입한 상태에서 연준의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테이퍼링 조기 종료 △3~4차례 기준금리 인상 △대차대조표 축소 등 3가지의 긴축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월가에서 우려하는 긴축 관련 리스크는 진행 중인 테이퍼링이 예정된 3월보다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 3월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 상향될 가능성,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거나 조기에 시작될 가능성 등이다.
나스닥시장이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것은 그만큼 수혜를 입었다는 증거다. 짐 라이드 도이치뱅크 테마리서치총괄은 "대형 기술주들이 그동안 순전히 실적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고만 보기는 어렵다"며 "연준이 양적긴축에 나섰던 2018년을 제외하고 수년간 계속 올랐던 것은 연준의 통화정책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인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올 들어 각각 17.01%, 16.78% 하락했다. 애플(-8.67%), 마이크로소프트(-9.39%), 알파벳(-6.81%) 등도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준의 대응이 얼마나 강력해질 것인지는 인플레이션 수위에 달렸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공급 생태계 교란·물류난 등에 따른 것이라면 올해 인플레이션은 인건비·주거비 등 비용 상승에 따른 영향이 커지고 있다.
맷 페론 야뉴스헨더슨 리서치담당 이사는 마켓워치에 "연준이 팬데믹 기간 풀었던 자금들을 조이기 시작함에 따라 향후 3~6개월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 국채 금리가 빠르게 올라갈수록 나스닥지수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1.9%에 근접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2%에 얼마나 빨리 접근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최근 금리 상승 속도라면 곧 2%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크 헤펜스털 펜뮤추얼 애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런스에 "1분기 중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이 긴축정책을 향해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간 꾸준히 개선됐던 실업수당 청구가 증가한 것이 긴축정책 수위 판단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전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8만6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2만5000건) 대비 21%나 많은 규모다.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갈수록 연준이 강한 처방을 연초부터 내릴 것으로 보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크레이그 얼램 오안다 수석시장분석가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트레이더들은 기준금리 25bp(0.25%포인트) 이상 인상 가능성에 점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배런스에 전했다. 이번 조정이 금리 인상 예고에 따른 시장의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브래드 맥밀런 코먼웰스파이낸셜네트워크 CIO는 CNBC에 "증시에 난기류가 한동안 지속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당황해선 안 된다"며 "금리 인상은 경제 정상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기업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리베카 펠턴 리버프런트 인베스트먼트그룹 수석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기업들의 이익은 여전히 예상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변경하더라도 주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신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코로나19 사태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풀었던 막대한 유동성을 조이기 시작하자 금리가 급등하며 나스닥시장을 비롯해 뉴욕증시에 충격이 미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는 전날의 손실을 만회하는 듯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개장 후 40분 만에 대형 기술주들이 다시 하락하며 밀리기 시작했다.
몇 차례 반등 시도가 있었지만 장 후반부에는 하락폭이 더 커졌다. 월가에서는 이렇게 장 후반부에 아래쪽으로 꼬리가 길어지는 것을 나쁜 징조로 받아들인다. 버티는 힘이 약해지며 매도세에 밀리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밴더리서치는 지난해 시장을 떠받쳤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가 식은 것이 약세장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3.38%), 엔비디아(-3.23%), 애플(-2.10%), 아마존(-1.65%) 등 대형 기술주들이 하락세를 주도했다.
나스닥이 맥을 못 추는 원인은 분명하다. 기업 실적이 둔화되는 국면에 진입한 상태에서 연준의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테이퍼링 조기 종료 △3~4차례 기준금리 인상 △대차대조표 축소 등 3가지의 긴축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월가에서 우려하는 긴축 관련 리스크는 진행 중인 테이퍼링이 예정된 3월보다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 3월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가 아닌 0.50%포인트 상향될 가능성, 대차대조표 축소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거나 조기에 시작될 가능성 등이다.
나스닥시장이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것은 그만큼 수혜를 입었다는 증거다. 짐 라이드 도이치뱅크 테마리서치총괄은 "대형 기술주들이 그동안 순전히 실적 때문에 주가가 올랐다고만 보기는 어렵다"며 "연준이 양적긴축에 나섰던 2018년을 제외하고 수년간 계속 올랐던 것은 연준의 통화정책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인 테슬라와 엔비디아는 올 들어 각각 17.01%, 16.78% 하락했다. 애플(-8.67%), 마이크로소프트(-9.39%), 알파벳(-6.81%) 등도 연초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연준의 대응이 얼마나 강력해질 것인지는 인플레이션 수위에 달렸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공급 생태계 교란·물류난 등에 따른 것이라면 올해 인플레이션은 인건비·주거비 등 비용 상승에 따른 영향이 커지고 있다.
맷 페론 야뉴스헨더슨 리서치담당 이사는 마켓워치에 "연준이 팬데믹 기간 풀었던 자금들을 조이기 시작함에 따라 향후 3~6개월은 변동성이 큰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한때 1.9%에 근접하자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2%에 얼마나 빨리 접근하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최근 금리 상승 속도라면 곧 2%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크 헤펜스털 펜뮤추얼 애셋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배런스에 "1분기 중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이 긴축정책을 향해 움직일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그간 꾸준히 개선됐던 실업수당 청구가 증가한 것이 긴축정책 수위 판단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전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8만6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22만5000건) 대비 21%나 많은 규모다. 오미크론 변이 여파로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시간이 갈수록 연준이 강한 처방을 연초부터 내릴 것으로 보는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크레이그 얼램 오안다 수석시장분석가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트레이더들은 기준금리 25bp(0.25%포인트) 이상 인상 가능성에 점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배런스에 전했다. 이번 조정이 금리 인상 예고에 따른 시장의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브래드 맥밀런 코먼웰스파이낸셜네트워크 CIO는 CNBC에 "증시에 난기류가 한동안 지속할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당황해선 안 된다"며 "금리 인상은 경제 정상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기업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며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올해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리베카 펠턴 리버프런트 인베스트먼트그룹 수석시장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기업들의 이익은 여전히 예상을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변경하더라도 주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신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