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청약 당첨돼 좋아했는데"…열에 넷 잔금대출 못받아 입주 못한다
입력 2022-01-20 13:48 
서울 강북지역 아파트들이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매경DB]

은행에서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정책으로 금융권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진 결과다.
20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건설업체 500여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전국 아파트 미입주 사유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잔금대출 미확보' 응답이 40.7%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17년 6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월간 단위로 가장 높은 수치로, 자신이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사람 10명 가운데 4명은 잔금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를 못한 셈이다.
이어 '기존주택 매각 지연'(35.2%), '세입자 미확보'(20.4%), '분양권 매도 지연'(1.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대출을 받지 못해 입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부터 잔금대출도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되면서 대출 한도가 더욱 줄어들기 때문이다.

DSR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만 계산하는 담보인정비율(LTV)과 달리 신용대출과 카드론 등 대출자가 1년 동안 갚아야 하는 모든 종류의 부채 원리금이 연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따라서 DSR을 엄격하게 적용하면 대출한도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달부터 신규 취급되는 대출은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DSR 적용대상이 된다. 다만, 잔금대출은 DSR 시행일 전에 입주자 모집공고가 있었다면 공고일 당시 규정을 적용한다. 분양 당시의 기대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윤종만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작년 하반기 전국 입주율은 80%대의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면서도 "올해 대출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잔금대출을 못 받아서 새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수분양자 비율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달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는 82.6으로 지난달 대비 9.6 포인트 떨어졌다. 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인 아파트 단지의 입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100 이상이면 입주 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을, 그 미만이면 좋지 않음을 의미한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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