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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 벌기도 힘들다" 보험설계사 10명중 6명 1년도 못 버틴다…소득 양극화 심화
입력 2022-01-20 13:48 
[사진 = 연합뉴스]

#지난해 초 고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대학 시절 선배의 권유로 다니던 회사를 나와 한 생명보험회사 전속 보험설계사로 보험영업에 뛰어든 40대 김 모씨. 그러나 김씨는 6개월 만에 실직자가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을 만나 보험 상품을 권유하는 게 만만치 않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대학 선배의 말과 달리 전에 다니던 회사보다 돈벌이가 안됐기 때문이다. 보험 상품을 팔기 위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자동차 기름값, 주차비, 커피값, 밥값 지출도 제법 부담이었다.
생명보험회사 전속 보험설계사로 일을 시작한 10명중 6명은 1년도 못 버티고 그만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의 특성상 대면영업 비중이 높은데 코로나19 여파로 제한을 받는 데다 저연차 보험설계사일수록 소득이 낮은 점도 1년 이내 이탈하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감독원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중 13월차 생명보험회사 전속 보험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41.5%로 나타났다.

보험회사에 따라 13월차 보험설계사 등록 정착률 차이도 컸다. DGB생명은 7.1%, KB생명은 15.4%로 10% 안팎을 나타낸 반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사의 경우 40%를 웃돌았다. 미래에셋생명은 52.3%로 생명보험회사 중 보험설계사 등록 정착률이 가장 높았다.
13월차 보험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보험설계사가 신규 등록 후 1년 이상 정상적인 보험모집 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의 비율을 나타낸다.
정착률이 낮으면 보험설계사의 이직이나 퇴직이 많다는 것을, 다른 한편으로는 계약자 관리가 되지 않는 고아계약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상당수 보험설계사가 초기 정착하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면영업에 제한을 받고 있고 소득이 불완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설계사는 보험계약 유치 실적에 따라 월소득이 달라진다. 보험설계사들의 말을 들어 보면 월 100만원 벌기도 힘든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앞서 생명보험협회가 전속 보험설계사 채널을 운영 중인 13개 생명보험회사 전속 보험설계사 2200명 대상으로 지난해 11월 15~30일 '직업인식 및 만족도'를 설문해 지난 17일 발표한 결과에도 저연차일수록, 특히 1년차 이하에서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또, 52.4%는 '불안전한 소득'을 가장 큰 단점으로 꼽았다.
고효율 보험설계사와 그렇지 않은 보험설계사 간의 소득 격차도 컸다. 지난 1년간 전속 보험설계사의 연 평균 소득은 4875만원으로, 근로자 1인당 연 평균 소득 3828만원(2020년 국세청 자료)보다 1000만원 높았다. 하지만 소득 분포별로 보면 2400만원 미만과 6000만원 이상 구간으로 소득 양극화 경향이 뚜렷했다.
보험설계사 활동기간 별로 연 평균 소득을 보면 5년 미만에서 373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 반면 15~20년을 꾸준히 활동해야 6492만원 정도 소득을 올릴 수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대비 소득이 줄었다고 응답한 보험설계사는 70.3%로, 10명중 7명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이 늘었다는 응답은 8.9%였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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