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방법 변경한 곳 붕괴"…HDC 현산, 콘크리트 타설 공법 무단 변경

안전사고 발생 방지 위해 변경된 내용 승인받아야 하지만 무단 진행
광주 서구청 "공법 변경 승인 신청 자체가 접수되지 않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의 공법을 사전 승인 없이 무단으로 변경해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20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현산은 당초 붕괴한 39층 바닥(PIT 층 천장 슬라브) 면을 재래식 거푸집, 유로폼으로 만들어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하기로 안전관리계획을 승인받았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승인받은 공법이 아닌 '무지보'(데크 플레이트·Deck plate) 공법을 사용해 공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PIT 층의 폭이 좁아 거푸집 아래에 지지대를 받쳐야 하는 기존 공법으로 공사가 어렵다고 판단되자,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무지보 공법으로 변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안전관리계획 상 변경사항이 생기면 안전사고 발생 방지를 위해 변경된 내용을 승인받아야 하지만 이를 거치지 않고 공사를 진행했다는 점입니다.

붕괴사고 직전 영상 화면. 거푸집이 무너지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특히 현재까지 주요 사고 원인으로 데크 플레이트에서 하중이 아래로 쏠리는 등의 이상 상황이 꼽히는 가운데, 이 같은 승인 없는 공법 변경은 원청의 과실을 입증하는 중요한 정황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데크 플레이트 하중 보강이 제대로 되지 않아 붕괴가 시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광주 서구청 측은 붕괴사고 현장의 공법 변경이 안전관리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 보이지만, HDC현산 측으로부터 어떠한 신청도 받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결국 기존 공법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관련 승인 절차를 밟지 않아 외주 공인 기관의 안전성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가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관할 인허가 관청인 광주 서구는 붕괴사고 발생 이후에야 현장에서 무지보 공법이 사용된 것을 알았습니다.

광주 서구청 관계자는 "공법 변경 승인 신청 자체가 접수되지 않아, 현산 측이 언제 공법을 바꿔 공사를 진행했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며 "내부 검토 결과 공법 변경은 재승인 대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데크 플레이트는 공사 현장에서 맞춤형으로 제작되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업체와 계약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이에 원청인 HDC 현산도 인지하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HDC 현산 측은 이에 대한 입장 발표를 거부했습니다.

한편 지난 11일 광주 서구에서 일어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로 근로자 1명이 사망, 5명이 실종됐습니다. 구조 당국은 오늘 붕괴 이후 기울어진 아파트 상층부의 타워크레인 해체를 시작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