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홍준표, 윤석열에 최재형 공천 요구…권영세 "책임 있는 행동할 때" 비판
입력 2022-01-20 10:48  | 수정 2022-01-20 10:52
(왼쪽부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洪, 尹에 종로·대구 중남구 지역 공천 요구
당 지도부 발끈…"액면 그대로 이해해달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종로에 공천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이 홍 의원을 겨냥해 "(지금은) 당의 모든 분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고 비판했습니다.

권영세 "후퇴 보이면 지도자는 커녕 당원 자격도 인정 못 받을 것"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오늘(20일) 권 본부장은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권 본부장은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제가 얼마 전에 이미 당의 모든 분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 바가 있다. 만일 그렇지 못한 채 후퇴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 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권 본부장은 당 지도자급 인사 관련 발언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액면 그대로 이해해 달라"면서도 '홍 의원을 겨냥한 것이냐'는 물음엔 "그냥 뭐"라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부인하지 않고 말을 아꼈습니다.

홍준표, 국회의원 재보궐에 최재형·이진훈 공천 요구

(왼쪽부터)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어제(19일) 서울 강남 모처에서 윤 후보와 비공개 회동을 한 홍 의원은, 이 자리에서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사실상 공천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권에 따르면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서울 종로 지역에 최 전 원장, 곽상도 전 의원의 사퇴로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대구 중남구 지역구에는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전략 공천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최 전 원장은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뒤 홍 의원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 전 구청장은 지난 14일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출마 선언을 한 인사로, 대선 경선 과정에서 홍 의원의 대구 선대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당내 비판…"자기 사람 심는 모습 모이면 오히려 역효과"

(왼쪽부터)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당내에서는 홍 의원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 운동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자기 사람을 심는 모습을 보이고, 이를 윤 후보가 받아주는 모습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권 본부장이 공개석상에서 날 선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러한 기류와 관련된 것으로 보입니다. 권 본부장은 당 조직과 재정 업무 등을 총괄하고 공천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당 사무총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사진=청년의꿈 캡처

한편, 홍 의원은 윤 후보와의 회동 후 자신의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와 함께 처가 비리는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요청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가 해소되면 중앙선대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홍 의원과 달리 윤 후보 측은 회동 후 아직 별다른 입장 발표를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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