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인 보디빌더, 교통사고 후유증 딛고 '미스터 뉴질랜드' 등극
입력 2022-01-20 10:28  | 수정 2022-01-20 10:37
'2021년 미스터 뉴질랜드 대회-클래식 피지크 부문' 에서 우승한 석진호 씨. / 사진 = 연합뉴스
'2021년 미스터 뉴질랜드 대회-클래식 피지크 부문' 우승
한인으로도, 아시아인으로도 최초
올해 12월 열리는 '미스터 올림피아 세계대회' 출전을 목표

교통사고로 큰 후유증을 앓았던 한인 보디빌더가 재활에 성공해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미스터 뉴질랜드'에 등극했습니다.

한인 보디빌더 석진호(조나단 석·39) 씨는 지난해 12월 18일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에 있는 로우 헛트 이벤트센터에서 열린 '2021년 미스터 뉴질랜드 대회-클래식 피지크 부문'에 참가해 우승했습니다. 한인은 물론 아시아인으로도 최초입니다.

당시 우승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그는 올해 12월 1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미스터 올림피아 세계대회' 출전을 목표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석 씨는 2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제는 프로로서 당당히 뉴질랜드와 한국을 빛낼 기회가 주어졌다. 이번 도전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석 씨는 11살 때인 1994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부모와 함께 이민을 왔습니다. 대학에서 호텔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2004년 우연히 보디빌딩을 알게 됐습니다. 옆집으로 이사 온 아저씨가 세계적인 보디빌더였던 현 뉴질랜드 국제보디빌딩연맹(NZIFBB) 심판위원장이었습니다.

그는 석 씨에게 보디빌딩 선수로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며 운동을 권유했습니다. 석 씨는 그때부터 보디빌딩의 매력에 빠졌다고 전했습니다.

훈련하는 석진호 씨. / 사진 = 연합뉴스

그는 공항 검색요원으로 일하면서 훈련했습니다. 그러던 중 3년 전 교통사고로 무릎인대 파열, 이두 파열, 발목 골절을 당하면서 선수 생활뿐 아니라 일상생활도 힘들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에 심한 우울증을 앓던 그는 재활을 하며 다시 보디빌더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보디빌딩 심판으로 활동하면서는 큰 위안을 받기도 했습니다.

석 씨는 "2년의 재활 끝에 다시 복귀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며 "그간의 공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실내 시설 봉쇄까지 겹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포기란 없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미스터 뉴질랜드 대회' 준비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석 씨는 대회를 앞두고 직장에 휴가를 내고 훈련에 돌입했습니다. 그가 출전한 '클래식 피지크' 부문은 근육과 몸의 균형을 채점합니다. 키와 몸무게에 비례한 아름다운 몸을 만들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는 보디빌딩이 시간 활용과, 몸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운동이라고 자랑했습니다. 특히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목표를 정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보디빌딩은 마라톤처럼 훈련하는 스포츠다. 그래서 너무 급하게 빨리하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방법을 터득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절을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훈련해 우승했다. 이제 세계대회인 '미스터 올림피아'에 출전해 정상에 서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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