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재명 "이대남만 챙긴다? '이대녀'에게도 쩔쩔맨다"
입력 2022-01-20 07:54  | 수정 2022-01-20 08:04
'닷페이스'에 출연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 = 유튜브 캡처
"차별금지법 제정해야"
"펜스룰은 인권 침해 아니냐"
"채용 시 성비 공개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해 '이대녀(20대 여자)'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9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대남(20대 남성)' 뿐만 아니라 "이대녀에게도 쩔쩔 맨다"며 "그들(이대남)의 이야기를 들어 주자는 것이고, 우리가 그동안 너무 피했으니 곁에라도 있자는 반성 차원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전부 동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소수자 인권과 젠더이슈, 기후위기 등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는 '닷페이스'를 페미니즘 채널로 규정하고, 이 후보의 출연을 강하게 반대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거 오늘도 '나가지 말자', '취소하자'고 난리였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페미니즘 하나로 규정 못 해"

이 후보는 해당 영상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단 하나로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다"며 "하나의 단어로 사용이 되다 보니 해석을 각자 다르게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과거 '노동' 하면 '빨갱이'를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고, '신성한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양 측면이 공존한다"며 "결국 이것도 사상 투쟁의 과정일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개선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2030의 페미니즘 이슈에 대해 "청년 세대 입장에서는 성 불평등으로 어려운 사람끼리 충돌이 발생해 안타까울 것 같다"고도 했습니다. 갈등의 이유에 대해서는 "불평등과 기회부족 때문"이라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미투 때 왜곡 공격 우려했다"

이 후보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미투(Me Too)' 사건이 발생했을 때 "누가 나로 인해 그런 불쾌감을 느끼진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은 없었고, 왜곡 공격을 당할 여지가 있지 않을지 많이 우려했다"며 "저는 타인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에 대해 매우 감수성이 있다. 제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할 때도 여성, 여자란 말을 쓰지 말자고 이야기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펜스룰'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이 성적 논란 발생을 피하기 위해 아내를 제외한 다른 여성과 단둘이 무엇 인가를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펜스룰'에 대해 이 후보는 "상급자 업무 위력에 의한 강제 추행이 논쟁이 되는 것을 보며 이른바 '펜스룰'을 적용해야 하나"라며 "그런데 그 또한 인권 침해, 차별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채용 시 성비 공개하자"

여성들의 '유리천장'에 대해서는 "실제로 있다"며 "같은 역량을 가졌는데 여성이라는 이유로 승진을 제한 받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후보는 "캠프 안에서도 여성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는데 정말 별로 없더라"며 "특히 고위급을 만나기가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남녀 임금 격차에 대해 "제일 중요한 과제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의 확립"이라며 "채용 시 성비와 임금을 공개하자. 남녀 성비가 어떻게 되는지, 응시자 비율과 최종 합격자 비율을 각각 공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후보는 또한 채용 과정에서의 성차별을 없애는 방안으로 '징벌배상제 도입'을 언급하며 "(기업이) 이익을 위해 고의적으로 범법을 저지르면 징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닷페이스'에 출연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 사진 = 유튜브 캡처


"차별금지법 제정돼야 한다"

이 후보는 "헌법이 정한 자유와 평등을 어느 영역에서라도 무시하면 안 된다"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다수석으로 강행하기보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덧붙여 "(오히려) 오해를 해결하면 불합리하게 반대하는 분들의 입지가 매우 좁아진다. 그때 입법을 하자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 후보는 지난 7일 서울대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단체의 말을 듣고 "다했죠?"라고 답해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는 "너무 지나치게 쌀쌀맞다는 평가를 받을 만 했다"며 "(그 분들의) 목소리도 너무 커서 제가 감정적으로 반응한 듯하다"고 해명했습니다.

한편, 여성 커뮤니티에는 글을 잘 남기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남자는 가입이 금지된 곳이 많더라"며 "못 들어가서 못 남긴 것"이라고 답했으며, 젊은 여성 층의 지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살아온 방식과 행태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며 "거칠어보이고 반항적으로 보이고 뭔가 폭력적으로 보이고 욕했다고 그러고 해서 여성적인 시각에서 보면 멀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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