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집값 겨우 안정되나 했는데…대선공약에 또 다시 꿈틀?
입력 2022-01-19 17:14  | 수정 2022-01-19 19:10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9일 여야 대선 주자들의 부동산 개발 공약이 집값을 다시 불안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재건축·리모델링 규제 완화 공약이 나오고 있는 경기도 일산 지역 아파트 전경. [매경DB]
여야 대선후보들이 부동산 관련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안정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시장에 집값 상승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에 민감한 영향이 예상되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연장 공약과 용적률 상향을 통한 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 등이 집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급기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직접 나서 19일 "최근 일부 지역의 주택 가격이 선거 과정에서의 대규모 개발 공약에 영향을 받는 조짐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여야 대선후보들 공약에도 시장 반응은 아직 차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 평택 1호선과 수서발 고속열차(SRT)가 지나가는 평택지제역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A씨는 "GTX-C 노선 연장 공약이 나온 이후 분위기를 묻는 전화가 몇 통 오긴 했지만 최근 가라앉은 매수세를 활성화시킬 정도는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야 대선후보들이 모두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준다고 약속하면서 가장 큰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1기 신도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경기도 고양시 마두동에 거주하는 여 모씨(75)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용적률이 180% 수준이라 재건축은 어렵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관련 규제가 완화된다니 집값에는 긍정적이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보였다. 반면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실제 집값에 영향을 주는 건 공약이 현실화될 때"라며 "아직 '좀 더 두고 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경쟁적으로 부동산 개발 공약을 내놓고 있다. 수혜 지역이 어디냐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이 후보가 최근 내놓은 대표적인 부동산 관련 공약으로 '경인선과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를 꼽을 수 있다. 이 공약이 현실화될 경우 인천과 경기 부천시 주민들이 1차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 '재건축·재개발 6대 정책'도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공약이다. 재개발·재건축 속도를 높이고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해 용적률을 500%까지 높이겠다는 내용이 골자인데 재건축 연한을 채운 아파트가 많은 서울 노원구와 양천구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1기 GTX 노선 연장 및 2기 노선 추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GTX-A와 GTX-C 노선이 모두 경기도 최남단 평택시를 지나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강 이남 지역을 김포에서 여주까지 동에서 서로 연결하는 GTX-D 노선과 서울 외곽 도시들을 고리 모양으로 연결하는 GTX-F 노선 등 3개 노선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1기 신도시 재정비' 공약을 통해 지은 지 30년이 넘은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등 1기 신도시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하지만 이들 공약에 대한 기대감은 분명히 있지만 예년과 달리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양당 대선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모두 예측 가능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며 "특히 지금처럼 금리가 오르고 대출규제가 강한 시점에선 부동산 매수 심리가 약화돼 더더욱 영향이 미미하다"고 말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 회의에서 "1월 들어 일부 지역 주택 가격이 선거 과정에서의 대규모 개발 공약에 영향을 받는 조짐도 있다"며 "정부는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특이동향에 대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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