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아이파크 붕괴 전날 제출된 감리보고서 '특이사항 없음'

지난 11일 붕괴사고가 난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신축아파트의 감리보고서가 '형식적'으로 작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9일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현장 감리를 맡은 K건축사무소가 사고 전날인 지난 10일 서구청에 '화정아이파크 1·2블럭 신축공사 2021년 4분기 분기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의 골자는 공정·시공·품질·안전관리 등이 모두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감리보고서에 따르면 건설 현장의 종합분석·평가 검토의견에 '보통이상의 평가 기준으로 양호하다'고 했다.

부실공사를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시공관리에 대해 ▲옥탑층 골조공사 사전계획 및 확인으로 품질확보 ▲주요 공정에 대한 설계도서 및 시방서, 시공계획서 확인으로 정밀하고 양질 시공이 되도록 지도 ▲콘크리트 현장 반입시 품질확인을 했다고 적시했다.
특히 지난해 말 203동 39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도중 바닥 일부가 주저앉아 공사를 중단하고 재시공했으나 이같은 사실은 아예 보고서에서 제외했다.
공사 일정도 '앞뒤가 맞지 않은 내용'이 적시돼 있었다.
공정 일정은 한달 가량 늦은 것으로 돼 있지만 보고서에는 공정률 62.8%로 계획대비 103.8%를 달성했다고 했다.
201동 골조공사의 계획된 일정은 지난해 12월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하지만 사고가 난 1월 11일까지 39층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결국 애초 계획보다 공사 일정이 늦어지면서 영하의 날싸에도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산업개발측은 이에대해 "공기가 지연돼 서둘러 공사했다는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공기보다 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공기를 무리하게 단축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예정공정표상 이번에 붕괴된 23층에서 37층까지는 지난해 9월까지, PIT층은 같은 해 10월 중반, 39층 등 골조공사는 12월말까지 끝내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따라 최소 한달가량 공사가 지체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총괄감리, 건축감리 2명 등 감리 3명을 건축법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광주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