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명희 한진칼 지분 1% 매각…'남매 경영권분쟁' 다시 불붙나
입력 2022-01-18 17:40  | 수정 2022-01-18 20:18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사진)이 한진칼 지분 1% 상당을 매도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오너 일가와 경영권 분쟁을 이어온 KCGI가 지분율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향후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한진칼은 조 회장의 모친 이 이사장이 시간 외 매매로 보통주 65만주를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매도 후 이 이사장의 지분율은 기존보다 0.97%포인트 떨어진 3.71%가 됐다.
이로써 한진칼 지분율에서 KCGI 측은 조 회장 측보다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현재 KCGI 지분 17.42%, 반도건설 17.02%를 합치면 34.44%다. 반면 조현민 한진 사장, 이 이사장, 델타 등을 포함한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은 32.06%다. 과거 KCGI 편에 섰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지분 2.81%까지 사실상 KCGI 측 우호 지분이라고 본다면, 양측의 지분율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KCGI 측은 반도건설, 조 전 부사장과 3자연합을 결성하고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KDB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조 회장 측으로 경영권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3자연합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도 다소 제동이 걸렸다. 다만 1200%를 넘어가던 부채 비율을 두 차례의 증자와 영업이익 개선을 통해 307%로 떨어뜨리는 등 성과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3자연합은 지난해 4월 해산을 선언하며 "언제든 경영진에게 채찍을 들 것"이라고 여지를 남긴 바 있다. 당장 올해 3월이나 내년 주주총회 때 신규 이사 선임 건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승인 통보에 따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빅딜이 무산되면서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해온 산업은행의 부담이 커졌다"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통합 역시 국제적으로 승인받지 못하면 무산될 확률이 높은 만큼 산업은행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도 한 발짝 뒤로 물러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하고 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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