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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금리 20%까지 뛰겠네"…카드론 자주 쓰던 고객들 초비상
입력 2022-01-18 17:20  | 수정 2022-01-18 20:14
카드회사의 자금 조달 원천인 카드채 금리가 1년 만에 2배 가까이 오르면서 약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카드사들의 자금 확보 부담이 커지면서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높아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금리도 빠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등급 AA+ 신한·삼성·KB국민카드 등 카드 3사의 3년물 카드채 평균 금리는 연 2.677%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9월 11일(연 2.732%) 이후 약 7년4개월 만에 최고치다. 금리 인상기에 카드채 금리가 오르는 건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2016~2018년 2년간의 금리 인상기에 비해 이번에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2016년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2018년까지 7차례 금리를 올렸다. 카드채는 2016년 8월 연 1.491%에서 2018년 5월 연 2.658%까지 약 2년간 1.167%포인트 올랐다. 이번엔 더 큰 폭으로 올랐는데 걸린 시간은 절반에 불과하다. 카드채 금리는 지난해 1월 연 1.241%를 기록한 뒤 1년 만에 1.436%포인트 치솟으며 연 2.677%를 기록했다.
규모가 작은 카드사나 캐피털사들은 더 급격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17일 기준 3년물 AA- 카드채 평균금리는 연 2.882%를 기록했다. 현대·우리·하나카드 등이 AA0 등급, 롯데카드 등이 AA- 등급을 적용받는다. AA- 카드채는 지난해 초 연 1.446%였다. 1년간 1.436%포인트 올랐다. 캐피털사 등이 해당되는 3년물 A+ 카드채 평균금리는 같은 기간 연 1.105%에서 연 3.131%로 2.026%포인트 올랐다. 모두 AA+ 카드채보다 상승폭이 크다.

특히 올해 금융당국이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 능력 제고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확보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경제·금융시장 전문가 간담회에서 "대외 충격에 대비해 비은행권 리스크 등에 대한 선제 조치를 마련하고 금융권 손실흡수 능력이 충분한지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일부 카드사는 이미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외화채를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금리 상승에 대비해 장기채 비중을 늘리는 등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카드채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론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 카드채가 카드사들의 주요 자금 출처이기 때문이다. 원가가 오르니 상품 가격도 오르는 셈이다. 실제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카드론 대출금리는 평균 13.88%에 달한다. 이는 전월 13.58%와 비교할 때 0.30%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또 법정 최고금리(20%)가 적용되기 시작한 지난해 7월 평균 대출금리 13.10%와 비교해 0.78%포인트 상승했다.
한 카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카드론 평균금리는 이보다 더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서민들이 갈수록 극단적인 금융 환경에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채 금리 등 전체적으론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 지속되는데 돈 나올 길은 계속해서 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부터 카드론마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해당되면서 서민들은 금리가 높아진 카드론보다 더 금리가 높은 현금서비스나 대부업 등에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도 기자 / 명지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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