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 '무법천지' 주주총회…경찰 '속수무책'
입력 2009-11-12 05:25  | 수정 2009-11-12 05:32
【 앵커멘트 】
상장회사 주주총회는 회사의 경영상황을 주주들에게 알리는 자리가 돼야 할 텐데요.
일부 회사의 주총에서는 폭력배들이 동원된 '무법천지'가 재연되고 있습니다.
조폭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활극'이 난무한 현장을, 강태화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이른 새벽.


전날 밤 서울에서 출발한 버스들이 멈춰 섭니다.

버스에서 검은 양복 차림의 남자들이 끝없이 내려와 주주총회 건물을 에워쌉니다.

이른바 주총 전문 '용역 깡패'들입니다.

▶ 인터뷰 : 용역업체 관계자
- "이전에 1,000명을 동원했다고 하더라고요. OO회사 측에서 인원이 안 되니까, 100명 단위 가지고는 도저히 다 못 막으니까…."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이사진 교체를 추진하는 주주들과 이에 반대하는 현 경영진이 각각 200여 명의 용역 깡패를 동원했습니다.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뜻입니다.

▶ 인터뷰 : M&A 관계자
- "(요즘도 치고받고 싸우고 이런 일도 있겠네요?) 그렇죠. 안 좋게 돼 있을 경우에는 그렇죠."

총회 장소로 들어가는 좁은 문 앞에서는 건물 진입을 막는 회사 측과 주주들 간의 험악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사람을 끌어내려 넘어뜨리고.

심지어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권이 개입된 일에 관여할 수 없다며 지켜보고만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딱히 경찰에서는 관여를 안 하시네요?) 관리를 못 하잖아요. 큰 일 나죠. 이런 데 관여했다가는…."

주총장에는 대리인 자격으로 참가한 용역 깡패 외에, 실제 주주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폭력으로 얼룩진 주주총회.

세계 10대 경제강국을 자부하는 우리의 '자화상'입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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