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료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CJ제일제당과 대상도 가격 인상 행렬에 합류한다. 두 회사는 장류 가격을 10% 내외로 인상키로 했는데 생산자 물가 상승이 원인으로 꼽혔다.
17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대상은 내달 설 연휴가 지난 뒤부터 고추장과 된장, 양념장 등 장류 가격을 인상한다. CJ제일제당은 내달 3일부터 가격을 평균 9.5% 인상하고, 대상은 내달 7일부터 11.3% 인상에 나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장류 제품은 (제작 과정에서) 쌀과 고추 등의 비중이 큰데 이들 가격이 많이 올랐다"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라고 소비자물가 상승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원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두 자릿수 이상 가격을 올려야 하나, 소비자 부담이 너무 커질 것을 고려해 한 자릿수 인상으로 조정했다"며 "나머지 부담은 회사 차원에서 감당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업계에 따르면 식음료 소비자가 인상은 지난해 여름께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작년 여름 삼양식품과 오뚜기가 라면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롯데제과와 해태제과 등도 과자 가격 인상에 나섰다. 교촌치킨과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피자스쿨, bhc치킨 등도 줄줄이 가격을 올렸고, 스타벅스와 커피빈도 최근 일부 제품값을 인상했다.
지난 9일 경기도 고양시 한 대형마트 커피 판매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BBQ는 당분간 가격 인상은 없다고 공표했으나, 원재료와 최저임금, 배달료 상승 등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고 밝혔다. 식음료 업계를 중심으로 생산자들이 부담의 커지면서 소비자물가 역시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명절을 목전에 두고 밥상 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식음료 업계의 가격 조정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21일 발표한 '2021년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보다 0.5% 상승한 112.99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지수를 100으로 기준 잡았을 때 수치인데 지난 1965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역대 최고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도매 물가를 말한다. 소비자물가지수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데 대개 생산자물가지수가 오르면 1개월 정도 뒤 소비자물가가 덩달아 오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보다 9.6% 상승했고, 이 중 농림수산품의 상승률은 5.8%를 기록했다. 식음료 업계에서는 이와 관련, 설 명절을 전후로 소비자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오는 4월부터는 맥주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맥주 원재료인 홉과 밀 가격이 오른데다 맥주 주류세가 인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매출이 감소한데다 원자재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 상승 압박이 있다"며 "기업마다 가격 인상은 사실상 불가피하다. 다만 진짜 문제는 상승률과 인상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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