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퇴 "광주 사고 책임 통감"
입력 2022-01-17 10:58  | 수정 2022-01-17 11:16
광주 건설 현장에서 잇따라 대형 사고를 일으킨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책임 회피 사퇴 아냐…대주주 책무 다할 것"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광주 붕괴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회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 회장은 오늘(17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이같이 전했습니다.

정 회장은 "압구정 아파트 개발로 시작해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았으나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광주 시민과 국민에게 너무 큰 실망을 끼쳤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당연한 얘기지만 고객과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 존립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다"며 "실종자 구조 작업과 피해자 가족에 대한 보상, 입주 예정자와 관계자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책임 회피의 방법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책임 회피를 위한 사퇴는 아니다"라며 "회장직에서 물러나더라도 대주주 책무는 다하겠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투명하게 밝히고, 외부 전문가와 당국의 안전 진단을 받아 문제가 있다면 완전 철거 후 재시공도 고려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정몽규 회장의 입장문 전문입니다.

광주 건설 현장에서 잇따라 대형 사고를 일으킨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허리 숙여 사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광주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립니다.

현대산업개발은 1976년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개발로 시작하여 아이파크 브랜드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광주에서 두 건의 사고로 인해 광주 시민과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쳤습니다.

지난해 6월 철거 과정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숨지시거나 다치셨고, 다시 지난 11일 시공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였으며, 아파트 안전은 물론 회사에 대한 신뢰마저도 땅에 떨어져 죄송하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가 없으면, 회사의 존립 가치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시금 고객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수립해 실천하겠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시를 비롯한 관련 정부기관들과 힘을 합쳐 사고 현장을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신속하게 실종된 분들을 구조하는데 더욱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이번 사고로 인한 피해자 가족분들께 피해를 보상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분들과 이해관계자분들께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두 사건으로 광주 시민들께 상처와 누를 끼쳐드렸습니다. 광주시와 상의하여 시민들의 안전과 재난 관리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겠습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현대산업개발은 환골탈태하는 자세로,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광주 화정 지구 아파트는 사시는 분께서 안전에 대한 염려가 없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전국 건설 현장에 대한 외부 기관의 안전 진단을 실시하고, 안전과 품질 상태를 충분히 확인하여 우려와 불신을 끊겠습니다.

저희 고객들께서 평생 안심하고 사실 수 있도록 안전 품질 보증을 대폭 강화하겠습니다.

현재 골조 등 구조적 안전 결함에 대한 법적 보증 기간은 10년이지만 새로 입주하는 주택은 물론, 현대산업개발이 지은 모든 건축물의 골조 등 구조적 안전 결함에 대한 보증 기간을 30년까지 대폭 늘려 입주민들이 편히 사실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안전이 문제가 되어 발생하는 재산상 피해가 전혀 없도록 하겠습니다.

현대산업개발은 고객의 안전과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고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국민 기업으로 재탄생하겠습니다.

저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 동안 회사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고객, 국민들의 신뢰를 지키고자 하였습니다.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사고를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의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번 광주 사고 피해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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