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10여 분 전 장면으로 추정…움푹 팬 콘크리트 타설 현장 등 담겨
전문가 "하나씩 천천히 무너지는 붕괴 과정 보여줘…정밀분석 통해 원인 규명해야"
전문가 "하나씩 천천히 무너지는 붕괴 과정 보여줘…정밀분석 통해 원인 규명해야"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직전 상황이 찍힌 영상이 공개돼 사고 원인 규명의 열쇠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오늘(13일) 아이파크 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을 하던 업체 관계자는 사고 직전 상황이 찍힌 총 2분 10초가량의 동영상 2개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그제(11일) 오후 3시 46분경 신축 중인 아파트 23∼38층 외벽 등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인 오후 3시 35분 전후에 현장 작업자가 촬영한 것입니다.
해당 영상은 현장 상황을 관리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찍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상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바람이 부는 날씨에 외국인 작업자들이 최상층인 39층 바닥에 설치된 거푸집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콘크리트 무게가 더해지자 거푸집이 '두둑' 하는 소리를 내고, 위로 들리는 장면이 1초가량 찍히기도 했습니다.
거푸집이 들리자 짜증 섞인 탄식과 중국어와 한국어를 섞어가며 다급하게 "저기 무너졌다", "거기도 떨어졌다"라고 외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이밖에도 넓은 면적으로 바닥에 타설되는 콘크리트가 가운데로 움푹 팬 듯한 장면도 전반적으로 찍혀, 이상 징후가 붕괴 직전부터 천천히 진행됐음을 시사합니다.
사고 10여 분 전 공사 상황이 고스란히 찍힌 영상이 공개됨에 따라 공사 진행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영상을 본 전문가는 사고의 최초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급격한 붕괴 직전 진행 과정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말했습니다.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 사진 = 연합뉴스
광운대 건축공학과 이원호 교수는 "거푸집이 들리고, 타설면 가운데가 움푹 패는 모습은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슬라브 면을 밑에서 지탱하는 동바리(비계기둥)가 하나씩 천천히 무너져 내리는 붕괴의 진행 과정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강풍의 영향인지, 건물 외벽에 붙어있던 크레인·거푸집·호이스트에 의한 외력이 작용했는지 등은 정밀한 분석을 통해 규명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경 광주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신축 공사 현장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던 중 23~38층 일부 구조물이 붕괴해 무너지는 사고가 나 작업자 1명이 경상을 입었고, 작업자 6명이 실종됐습니다.
이날 오전에는 실종자 1명이 붕괴사고 현장 지하 1층 계단 난간 부근에 있던 적재물 사이에서 발견돼 현재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