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고시장 도대체 얼마나 커졌길래…신세계 롯데 등 대기업들 눈독
입력 2022-01-13 06:02 
[사진 출처 = 번개장터]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중고거래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국내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 투자를 하거나 아예 직접 플랫폼을 만들어 중고거래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식이다.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른 2030세대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중고 명품 거래에 활발히 참여하자 성장 및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해서다.
◆ 롯데 이어 신세계도 중고거래 시장에 투자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전날 총 82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신한금융그룹, 프랙시스캐피탈,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투자에 참여한 가운데 신세계그룹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가 특히 주목을 받았다.
그 동안 중고거래 시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던 신세계그룹이 중고거래 플랫폼 첫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신세계그룹이 2020년 7월 설립한 벤처캐피털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롯데쇼핑은 국내 최대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 지분의 93.9%를 인수하는 사모펀드 유진-코리아오메가에 재무적투자자(FI)로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직접 플랫폼을 만들어 중고거래 시장에 진출하는 대기업도 늘고 있다. 네이버가 선보인 스티커즈 중고거래 플랫폼 '크림' 이나 KT의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리플', 롯데하이마트가 운영중인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하트마켓' 등이 대표적이다.
◆ 불경기일수록 번창...명품 중고거래 날로 활발해져


서울 역삼동 센터필드 건물 1층에 위치한 브그즈트 컬렉션 매장 전경
유통 뿐 아니라 IT, 통신업계에서까지 중고거래에 발을 들이는 이유는 다름 아닌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성에 있다. 중고거래 시장은 불경기일수록 사업이 번창하는 불황형 산업의 특징을 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조원 규모이던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2020년 20조원으로 10여년 만에 5배 이상 커졌다.
최근 명품 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른 2030세대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한 중고 명품 거래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명품 구매연령이 낮아질수록 향후 이같은 거래는 더욱 활성화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시그나이트파트너스 측은 번개장터에 투자 결정을 한 이유에 대해 "번개장터가 명품, 스니커즈, 골프 등의 브랜드 중고품 거래에 특화됐다는 점을 보고 투자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역시 중고나라 인수로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설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롯데나 신세계 등 유통기업의 경우 아직까지 중고거래 시장에 대해 간접 투자만을 고수한다. 중고거래 시장의 특성상 유통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각종 사기가 빈번히 이뤄진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투자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 국내 안팎에서 주목하는 중고거래 플랫폼


[사진 출처 = 넥스트도어]
현재 중고거래 플랫폼 빅3 업체로는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가 있다. 이 중 중고나라의 회원수는 빅3 업체 중 가장 많은 2460만명을 기록한다. 2020년 연간 거래액이 이미 5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2015년 출시된 당근마켓은 지난해 월간 순사용자 1551만명을 기록하며 중고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해외에서도 중고거래 및 관련 기업에 대한 관심은 높다. '미국판 당근마켓' 인 넥스트도어(Nextdoor)는 지난해 11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에 성공했다. 앱을 통해 중고거래가 가능해 미국에서 3가구 중 1가구가 사용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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