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용실 원장은 상간녀"…전단 유포자, CCTV 피하고 지문도 안 남겨
입력 2022-01-12 10:04  | 수정 2022-01-12 10:16
미용실 원장이 상간녀라고 비방하는 전단(왼쪽)과 CCTV 화면에 잡힌 가해 여성의 모습(오른쪽) /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현금으로 버스 이용하고 CCTV 없는 정류장서 하차
미용실 주변, 원장 자녀 학교 근처에도 전단 붙여
"미용실 자리에 들어오고 싶어 벌인 짓인 듯"

서울 영등포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원장이 자신을 상간녀라고 비방하는 허위 전단이 유포된 것에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가해 여성이 CCTV가 없는 버스 정류장에서만 하차하는 등 치밀하게 움직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피해자 원모 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SNS에 해당 전단을 올린 뒤 "미용실과 주변 근처에 이런 내용의 전단지가 뿌려져 있었다"고 피해 사실을 밝혔습니다.

원 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일대에 붙기 시작한 전단에는 원 씨의 이름과 사진, 휴대전화 번호가 공개돼 있었습니다. 또 '더러운 상간녀. 메이크업 천재 웃기네. 유부남을 전문적으로 꼬시는 천재겠지. 불륜을 했으면 이런 개망신은 당해야지'라는 비방글이 적혔습니다. 해당 전단은 미용실 주변뿐만 아니라 원 씨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근처에도 붙었습니다.

원 씨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경찰은 이를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범죄로 보고 영상 분석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전단지를 붙인 여성이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전부를 가린 데다 장갑까지 착용해 지문도 남지 않아 가해 여성의 신원 특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해졌습니다.

CCTV 화면에 잡힌 가해 여성의 모습.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모두 가리고 장갑까지 착용해 신원 특정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 영상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또 가해 여성은 버스를 탈 때 현금을 이용했으며 CCTV가 없는 정류장에서만 하차해 행적을 감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 여성이 인근 지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일 것으로 보고 추가 CCTV 영상을 분석해 신원을 특정할 계획입니다.

원 씨의 남편은 "저희가 볼 때는 미용실 자리에 누군가 꼭 들어오고 싶은데 그냥 내보내자니 권리금을 부담해야 할 비용이 커지니까 자의적으로 나가게끔 만들고자 비방하는 듯하다"며 "더 이상 비겁하게 뒤에 숨어서 전단을 붙이지 말고 당당하게 찾아와 얘기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조항인 형법 309조에 따르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과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해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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