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곽민정이 피겨는 돈을 버는 종목이 아니라 오히려 돈을 쓰면서 하는 종목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스포츠라이트'에는 돈을 한 푼도 못 버는 직업 I 前 피겨선수 곽민정'이란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곽민정은 피겨선수의 연봉이 얼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피겨는 프로 종목이 아니라 돈을 버는 종목이 아니다"라며 "돈을 쓰면서 하는 종목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피겨 선수가 돈을 벌려면 성공해서 CF를 찍든지 스폰을 받든지 해야 한다. 월급 체계가 아예 없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이 "그렇다면 준비 비용을 어디서 마련했나?"라고 묻자 곽민정은 "부모님께서 다 도와주셨다. 피겨를 시작하면서 집과 차가 없어졌다. 몰랐기 때문에 시작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돈이 많이 든다는 걸 모르고 했는데 하다 보니까 감당이 안 될만큼 돈이 나간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곽민정은 "스케이트를 그만두지 못하니 엄마아빠도 등골이 휘면서 지원해주셨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은퇴하고 보니까 아무 것도 없었다. 집 팔고 차 팔고 보니 가진 게 없었다"라고 고백했다.
곽민정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알람을 맞추지 않은 날이 없었을 정도로 타이트한 삶을 살았다"라며 "인생과는 가장 거리가 먼 단어가 '나태'라고 생각할 정도로 치열하게 살았다. 제일 타이트하게 살 때는 거의 야채만 먹고 살았던 것 같다"고 선수 시절을 떠올렸다.
이어 곽민정은 현역 시절 자신의 훈련 루틴을 공개했다.
곽민정은 "오전 6시쯤 일어나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바로 운동을 하러 갔다. 8시부터 지상 훈련을 한 후 스케이트 훈련을 3-4시간 하면 점심시간이 된다"라고 오전 훈련 과정을 공개했다.
이어 "1-2시부터 오후 운동을 한다. 끝나면 6-7시다. 아픈 데가 있으면 치료를 받고 다시 밤에는 훈련을 갔다. 10시-11시에 훈련이 끝나 집에 들어가면 연아 언니 영상을 보며 공부를 했다"라고 쉴 틈 없었던 하루 일과를 말했다.
곽민정은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13위를 기록한 당시 이야기를 들려줬다.
곽민정은 "밴쿠버 올림픽에서 13위를 했다. 그 기록이 당시에는 제일 높은 순위였다"라며 "내가 연아 언니보다 먼저 연기를 했으니까 아마 제가 최초일 거다"라고 말했다. 그는 "24등까지 본선(프리)에 출전할 수 있다. 첫째 날 쇼트에 서른 명이 출전했고 그 중 여섯 명이 탈락했다"라며 "본선 진출이 목표였는데 쇼트에서 15명 안에 들어 프리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 때 '더 잘해보자'라고 마음을 먹으니 프리에서 최종 13위를 기록해 목표를 이뤘다"라고 덧붙였다.
밴쿠버 올림픽 이후 곽민정은 급격한 신체 변화를 겪었다고 했다.
곽민정은 "많이 말랐었는데 점점 몸이 굵어지고 키도 커졌다. 관리는 계속 하지만 몸무게가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회전이 안됐다"라며 "사람들은 밴쿠버 올림픽 때 내가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다 보니 '다음 올림픽 때는 더 잘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사실은 그게 내 최고 전성기였다. 몸이 변하고 아픈 곳이 생기면서 힘들어졌다"라며 "소치 올림픽에 선발되지 않고 나서 은퇴했다. 텀 없이 은퇴한 다음 날부터 코치를 했다"라고 밝혔다.
곽민정은 "애들을 가르치고 동생들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 좋았다. 잘할 수 있는 게 피겨밖에 없었다"라고 피겨사랑을 드러냈다.
곽민정은 "선수 때 목표지향적인 삶을 살았는데 그것에 조금 지쳤다"면서 "내 정신 건강을 위해서 즐겁게 행복하게 살고 싶다. 지금 이 순간에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예린 스타투데이 인턴기자]
사진| 유튜브 채널 '스포츠라이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