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년대예측] 대선에 가려진 6월 지방선거…후보도 공약도 '실종'
입력 2022-01-10 19:20  | 수정 2022-01-10 20:39
【 앵커멘트 】
대통령 선거가 있는 올해는 지방선거가 연이어 치러집니다.
그것도 3개월도 안 돼서 말이죠.
대선이 끝난 직후에 지방선거를 치르는 건 올해가 처음인데, 그만큼 대선 결과가 지방선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올해 지방선거의 변수를 강세현, 박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올해는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지방의원을 뽑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열립니다. 투표일은 6월 1일, 5개월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무엇이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일지 예측해보겠습니다."

4년 전에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 당선 지형도입니다.

광역단체장은 17곳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4곳, 자유한국당이 2곳, 무소속이 1곳을 가져갔습니다.

기초단체장 역시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 53곳을 확보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이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집권이 1년 뒤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합니다.

▶ 인터뷰 : 이종훈 / 정치평론가
- "대선이 끝나고 나면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 또는 정당에 힘을 실어주려고 하는…."

특히 올해 지방선거는 역사상 대선과 간격이 가장 좁습니다.

채 3개월이 되지 않는데,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는 한 달도 안 돼 치러집니다.

▶ 인터뷰 : 이강윤 / 정치평론가
- "이번 지방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누가 뭐라고 해도 3월 9일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의 결과일 것입니다. (대선의) 자장력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든 숙명…."

특히 도지사가 공석이라 '현직 프리미엄'이 없는 경기도와 경남, 제주도는 대선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새 시장이 선출된 서울과 부산은 어떨까?

취임한 지 1년밖에 안 된 현 시장에게 한 번 더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있지만, 이 두 곳도 대선의 영향력을 피해 가긴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이종훈 / 정치평론가
- "집권 여당 출신 지자체장을 뽑아야 그 사람이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올 것이다, 지역에서 이런 정서가 작용합니다."

한마디로 이번 지방선거는 대선의 연장선이 될 전망입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일각에선 다섯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가 대선에 가려지면서 이른바 '묻지마 선거'가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취재진이 거리에서 만난 시민 50명에게 올해 지방선거일이 언제인지 물어봤습니다.

"(혹시 올해 지방선거가 며칠인지 알고 계세요?") "몰라요." "4월이요?" "4월?" "모르겠어요. 3월?"

"대통령 선거만 알지, 지방선거를 어떻게 알아요."

"4월 15일인가? 23일인가? 헷갈리네."

날짜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시민은 50명 중 단 2명뿐이었습니다.

유권자들의 무관심 속에 출마예정자들의 윤곽도 아직 드러나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예년 같으면 지방이 들썩거려야 할 시점이지만 올해는 지역 일꾼도 정책도 모두 실종된 분위기입니다.

▶ 인터뷰 : 차재권 / 부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 "정치 신인들도 그렇고 현역 정치인들도 그렇고 답답한 마음이 있지만, 굉장히 정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대선) 후보나 캠프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지역 공약 이런 것들을 등한시하게 되고…."

단체장보다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지방의회 의원 선거는 더 심각합니다.

예비후보 등록을 한 달여 앞둔 지금까지 선거구 획정조차 되지 않아 유권자가 후보자들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대선이라는 항공모함이 지나가면서 만드는 거대한 파도에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은 작은 돛단배들이 갈 길을 잃고 심하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영상취재 : 구민회·안동균 기자, 이준우 VJ
영상편집 : 이유진, 오광환
그래픽 : 송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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