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 청진시 당위원회가 새해 영농 준비를 위해 여성들에게 3일에 한번씩 1인당 300kg의 분토 과제를 수행하라는 지시를 내려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가 10일 보도했다.
데일리NK에 따르면 함경북도 소식통은 "청진시당이 여성들로 구성된 모든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인민반, 가내반에 3일에 한번씩 1인당 300kg의 분토를 바치라는 과제를 조직적으로 내라고 하달했다"고 전했다.
분토는 흔히 거름에 쓰이는 흙을 말한다.
더욱이 청진시당은 이달 중 단계별로 분토 생산량을 측정, 총화할 계획이라고 밝혀 여맹조직 책임자 등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성들은 시당의 요구에 거름 원천을 구하기 위해 추운 겨울에도 새벽마다 화장실을 찾아다니며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들은 한 덩이라도 더 바치기 위해 가족들의 인분가지 모두 창고에 건사하고 열쇠로 문을 잠그는 등 지키고 있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제 수행이 어려워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소식통은 "인분이 부족하다 보니 연탄재에다 하수로의 물을 퍼서 대충 버무려 제출해 농장들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부민들은 올해처럼 이런 현실성 없는 분토 계획은 처음이라고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당정책을 관철하라면서 무조건 내모는 일군들이 무지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또한 모든 과제들이 여성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내려지면서 가족도 먹여 살려야 하고 나랏일도 해야 하니 여성으로 태어난 것이 죄라고 한탄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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