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양이 30마리 바글거리던 오피스텔…임대인 "1300만 원 주고 고쳐야" 한숨
입력 2022-01-08 18:00  | 수정 2022-01-08 18:03
사진 = 나비야사랑해 공식 인스타그램
"임차인 처벌할 규정 없어…쌩돈 들여 전체 수리해야"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다'는 계약 조건을 어기고 9평 오피스텔 안에서 30여 마리의 고양이를 2년 가까이 키운 '애니멀호더'로 인해 집이 엉망진창이 됐다는 소식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던 가운데, 오물로 범벅이 된 집 수리비는 고스란히 집주인이 떠안게 됐습니다.

지난 4일 고양이보호단체 나비야사랑해(대표 유주연)에 따르면 최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양이 30여 마리가 구조됐습니다.

2년 전부터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 임차인은 고양이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자 이를 감당하지 못했고, 관리 소홀로 인해 오피스텔의 같은 층 복도에는 분뇨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임차인은 또 월세를 1년 가까이 밀려, 임대인은 결국 지난해 12월 명도 소송으로 임차인을 내보냈습니다.


임대인은 "명도 소송을 해도 고양이 등은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이유로 주인과 함께 퇴거할 이유가 없다더라"라며 "결국 제가 직접 세입자를 오랜 시간 설득해 고양이들에 대한 '소유 포기 각서'를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게 임차인이 포기한 고양이 30여 마리는 고양이보호단체의 도움으로 입양처를 찾게 됐지만, 이들이 떠나고 남은 집은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9평 상당의 오피스텔은 모든 방의 벽지가 너덜너덜해졌고, 방 구석구석 고양이들의 분뇨로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임대인은 "월세 계약 당시 계약서에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다'는 조항을 어긴 임차인이지만, 그를 딱히 처벌할 규정이 없다고 한다"며 "월세도 1년 이상 밀린 임차인이기에 집 수리비, 밀린 월세 등에 대해 민사 소송을 해도 돈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에 임대인은 결국 그제(7일) 고양이들을 모두 단체에 인계 완료했고 조만간 9평 오피스텔의 벽지, 바닥, 화장실, 싱크대 등을 총 1,300여만 원을 들여 전체 수리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임대인은 "임대 계약 규정을 어긴 임차인에게 피해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제도와 임대인을 보호하는 규정 등이 이제는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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